'펜트하우스' PD님, 양복 준비하셔야겠어요 [TV공감]
2020. 10.28(수) 15:10
SBS 펜트하우스
SBS 펜트하우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예정된 수순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속도가 참 빠르다. 방송가의 뜨거운 감자 '펜트하우스'가 단 2회 만에 선정성 논란을 빚었다. 오죽하면 연출자가 방통위 심의위원회에 불려가 징계를 받기 위해 양복을 입을 준비를 해야겠다는 농담이 등장했을 정도다.

지난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는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자녀들의 예고 입시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얼핏 보기에는 최근 비뚤어진 교육열에 경종을 울린 'SKY 캐슬' 등의 드라마와 궤를 같이하는 듯 했으나, 메시지보다는 자극적인 전개에 집중해 방영과 동시에 논란을 빚었다. 각자의 필요와 욕망에 따라 인두겁을 쓴 등장인물들은 법의 경계를 스스럼 없이 넘나들며 악행을 저질렀다. 폭언, 폭행, 납치, 몰카까지 충격적인 장면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1회는 시작부터 강렬했다. 의문의 여인이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피칠갑을 한 채 사망하는 장면이 포문을 열었다. 피가 번진 분수대 물줄기가 고스란히 화면에 담겼다. 주요 줄거리는 예고 재학 시절 성악 1등을 두고 경쟁을 벌인 오윤희(유진) 천서희(김소연)의 과거사였다. 천서진은 소위 '부모 빽'으로 오윤희에게서 예술제 1등을 가로챘다. 두 소녀는 트로피를 두고 육탄전을 벌였고, 천서진이 오윤희의 목을 트로피로 그어버리는 충격적인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세월이 지나 오윤희의 딸 배로나(김수현)가 성악의 꿈을 꾸기 시작했고,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시기한 유제니(진지희)는 배로나가 자신의 음료에 약을 탔다고 주장하며 누명을 씌웠다. 유제니 어머니인 헬리콥터 맘 강마리(신은경)는 배로나의 머리채를 잡고 폭언을 했고, 오윤희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교장의 가슴팍에 하이킥을 날렸다. 교장의 이빨이 부러져 튀기는 엽기적인 CG가 등장했다.

2회 역시 상식 이하의 행동과 폭력으로 점철됐다. 오윤희는 딸의 강제전학을 막기 위해 똑같이 교장에게 뇌물을 먹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 과정에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국회의원의 밀회 장면을 몰카로 찍어 협박했다. 강자에게만 너그러운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하기에는 윤리 의식이 심각하게 결여된 전개였다.

불법적인 재건축으로 부호가 된 주단태(엄기준)는 그야말로 악인의 표본으로 그려졌다.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쫓아내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고, 예고 진학을 거부하는 자식을 교육시키기 위해 밀실에 아이를 가두고 폭행하는 학대를 저질렀다. 여기에 천서진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사회적인 체면은 챙기는 위선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주단태 밑에서 자란 자식들 역시 비뚤어지긴 마찬가지였다. 주석훈(김영대) 주석경(한지현) 쌍둥이 남매는 과외선생으로 온 민설아(조수민)을 도둑으로 몰아 집단으로 폭행했다. 중학생이 폭행 피해자를 수영장에 던져 넣고 돈을 던지는 연출에 이어, 민설아가 알고 보니 중학생이었다는 억지 설정이 더해졌고 그를 차에 가두고 린치하는 아이들의 악행도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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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은 즉각적인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문제는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이러한 '막장' 연출이 상습적이라는 데 있다. 앞서 김순옥 작가, 주동민 연출이 함께 연출했던 '황후의 품격'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 조장, 임산부 성폭행, 시멘트 생매장 시도 등 충격적인 장면들을 내보내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 중징계를 받았다. 때문에 '펜트하우스'에서도 어느 정도 막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짐작은 모두가 했으나, 이렇게 적나라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이 정도면 중징계가 예고된 수준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극적인 전개 끝에 '펜트하우스'는 10% 시청률을 돌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흥행과 선정성이 비례한다는 공식이 또 다시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 시청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지상파 채널에서, 이토록 자극적인 소재를 상업적으로 이용해도 되는걸까. 흥행을 위해서라면 제재 정도는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SBS의 행보에 아쉬움이 남을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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