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규환' 정수정 "크리스탈도, 정수정도 모두 좋아요" [인터뷰]
2020. 11.09(월) 09:20
애비규환 정수정
애비규환 정수정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눈부신 조명 아래,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 위에서 빛났던 그룹 에프엑스 크리스탈이 배우 정수정으로 대중 앞에 섰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임신한 배를 부여잡으며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에서 크리스탈은 찾을 수 없다. 정수정만이 있을 뿐이다. 아이돌일 때도, 배우일 때도 여전히 빛나는 그를 만났다.

12일 개봉될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제작 아토ATO)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정수정)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로, 정수정은 극 중 스물두 살 대학생 토일 역을 맡아 연기했다.

'애비규환'은 정수정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첫 영화인 데다 주연이라 부담이 클 텐데 거기다 임산부 역할이라니. 그동안 정수정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의외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정수정도 처음 '애비규환'을 제안받았을 때 놀랐다고 했다. 그는 "임산부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놀랐다. 지금껏 제가 해 본 거랑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정수정은 마음을 달리 먹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단다. 정수정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면서 "저한테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겠다고는 했지만, 부담감은 계속됐다. 정수정은 "감독님과 만나서 첫 리딩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했다"고 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토일을 되기 위해 준비하던 중 고비가 찾아왔다고. 정수정은 "어느 날 갑자기 못할 것 같아서 울었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다고 했는데 3일 뒤에 시나리오를 보면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눈물과 함께 부담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쌓아왔던 부담감들을 눈물에 흘려보내니 다시 토일이를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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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를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행동 연구를 했지만, 실제 촬영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복대를 차니 저절로 임산부처럼 행동하게 됐다고. 정수정은 "막상 복대를 차 보니까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자세나 걸음걸이, 배를 어떻게 잡고 있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정수정은 "임산부의 행동이나 자세보다는 토일이의 성격과 성향, 감정들 위주로 트레이닝을 했다"면서 "스크립트에 없는 대사들을 즉흥 연기처럼 하면서 내가 토일 이에 빙의하고 감독님이 다른 사람에 빙의해 연습하면서 톤을 잡아나갔다"고 했다.

당당하게 아이를 키울 거라며 부모에게 5개년 계획표를 건네고, 연하 남자 친구 호훈(신재휘)을 리드하고, 결혼을 앞두고 친아빠를 찾겠다며 무턱대고 대구에 내려가는 토일은 겉으로 봤을 때 당당하다 못해 위풍당당하다.

영화가 전개될수록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아픔과 불현듯 체감하게 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토일을 이루고 있는 감정은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다. 정수정도 처음에는 토일을 제멋대로에 당당한 성격의 인물일 거라 접근했지만, 최하나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이면의 감정선을 이해하며 연기했다고.

특히 토일이가 친아빠와 15년 만에 마주하는 장면에서 정수정의 연기력이 인상적이다. 화가 나면서도 오랜만에 봐서 반갑기도 하고, 자신을 한 번에 알아보지 못하자 서운하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담아낸 토일의 얼굴은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정수정은 해당 장면에 대해 "저도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토일이의 대사를 보면 화가 나 있지만 너무 화를 내면 말이 안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 조절을 많이 했다"면서 "실제로 이해영 선배님이 주는 에너지가 있었다. 약간 슬프고 몽글몽글한 에너지를 줘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나왔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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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규환'이 저에게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처음이라는 것에 너무 의미 부여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첫 영화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거 같아요. 첫 스타트를 좋게 끊은 느낌이에요."

배우로서 차근차근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정수정이지만, 크리스탈을 사랑한 팬들에게는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무대 위 크리스탈도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이다. 이에 정수정은 언제나 가수로서 활동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크리스탈도, 정수정도 모두 저이기 때문에 가수, 배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 가짐이 달라지는 건 없어요. 저에게 주어진 걸 열심히 할 뿐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해 왔거든요. 크리스탈도 정수정도 둘 다 좋아요. 둘 다 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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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애비규환',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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