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엄마가 된다면, 두 번째 출산 같지 않을까요?" [인터뷰]
2020. 11.28(토)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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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엄지원이 '산후조리원'을 통해 또 한 번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았다.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세간의 호평을 받은 그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지난 26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산후조리원'(극본 김지수·연출 박수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오현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출산 누아르'를 그린 드라마다. 엄지원은 주인공 오현진 역을 맡아 오현진이 아들 '딱풀이'를 임신해 출산하고 육아에 적응하는 과정을 8회 분량의 짧은 이야기에 밀도 있게 담아냈다.

엄지원은 "이렇게까지 뜨거운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동 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여자의 성장이야기라는 관점에서 내가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기쁘고, 함께 울고 웃어 주시고, 공감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애틋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작품을 끝내면 '잘 끝났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도 있지만, 이번에는 '우리도 다시 모일 수 있을까?'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산후조리원'은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엄지원은 "바로 내 옆에, 내 삶 속에 있는 이야기지만,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친근하게 느끼신 것 같다"며 "촬영하면서 출산이나 육아에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좋아해 주실까 우려도 있었지만, 특히 실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감사하게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기쁘다"고 감사를 전했다.

특히 엄지원은 '진짜 산모 같다', '출산했을 때가 생각난다', '출산 때 느꼈던 감정을 똑같이 표현해 줘 고맙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며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1회에 등장하는 출산장면 중 일명 '저승사자 신'을 읽고 작품 출연에 욕심을 냈고,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낳다가 생사의 경계에 놓이지만 불굴의 의지로 돌아오는 모습이 캐릭터를 너무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내게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키를 쥐어 줬던 장면이었다.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준 장면이기도 하다"며, 이 장면이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기뻤다는 마음을 전했다.

엄지원은 "현진이가 곧 '나' 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 작품들 중 싱크로율이 가장 높지 않았나 싶다"며 "그만큼 공감이 많이 갔고, 내 안에 있는 현진 같은 모습들을 최대한 많이 끌어내서 보여주려고 했다. 특히 일하고 육아에 있어서 갈등하는 현진이 같은 경우 진짜 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 오현진이 집, 회사, 조리원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특히 회상(패러디)신 같은 경우 아무래도 재미있게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안에서 무엇보다 공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느낀 그대로 시청자들이 느끼게끔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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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출산을 경험한 적이 없는 엄지원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한 '출산'의 과정을 연기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고, 보는 분들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위해 4kg 증량을 했지만, 증량 자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진짜구나라고 느끼게 하기 위한 약간의 노력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리얼하다고 말해주셔서 만족스러웠다"고도 말했다. '현진이 불편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는 지문 한 줄을 표현하기 위해서, 출산을 경험한 지인들에게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고 아픈지를 구체적으로 묻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기도 했다는 노력이 있었기에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이었다고.

또한 실제 신생아인 '딱풀이'와의 연기 경험에 대해서는 "딱풀이가 표정연기와 리액션은 물론이고 상을 줘도 될 만큼의 연기실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실제 조리원에 있는 아이들은 목도 못 가누고 딱풀이로 출연한 아이보다 작아야 하는데 그런 갓난아이는 현장에 올 수 없기 때문에 딱풀이가 진짜 갓난아이처럼 보이게끔 촬영팀이 고생을 많이 해줬다. 또 딱풀이가 촬영 중간부턴 옹알이를 하기 시작하더니 설정에 맞는 옹알이를 해줘서 현장을 재미있게 만들어줬다"며 아이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엄지원은 "내가 엄마가 된다면 처음이지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고, 경험했던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다. 실제로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육체적인 고통을 제외한 감정적인 면에서 두번째 출산을 하는 것처럼 덜 낯설고, 편안하게 받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만약 엄마가 된다면 워킹맘 현진이 같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에게 장혜진 선배의 대사처럼 '좋은 엄마가 완벽한 게 아니다. 이기적인 게 아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내가 행복해야 행복한 에너지를 줄 수 있듯 본인이 선택의 폭이 가장 중요한 거니까"라고 이야기했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떤 소재이던 경험한 사람들만 공감하는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만한 코드를 찾아내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 행운이 주어진다면 시즌2를 통해 시청자분들을 다시 한번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며 '산후조리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엄지원. 엄지원은 "스릴러,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적 재미가 있는 복합 코미디여서 좋았다.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고,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준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산후조리원'에 대해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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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데뷔 20년 차를 맞은 엄지원. 엄지원은 20년 간 쉬지 않고 연기자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첫 번째는 재미있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아쉬움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잘했지?' '이번에 진짜 잘했다'라는 느낌을 스스로 받아본 적이 없다. 늘 최선을 다하지만 만족할 만한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온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데뷔 초엔 캐릭터 표현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지를 고민하고 있다. 배우로서 시청자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지금껏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앞으로의 각오도 전했다.

엄지원은 드라마 '방법'을 영화로 만든 '방법: 재차의' 출연도 앞두고 있다. '산후조리원'과 '방법: 재차의' 촬영을 병행하며 2020년을 보냈다. 엄지원은 "올해 유독 바쁘게 지냈다. 남은 한 달은 정신없이 달라온 2020년을 돌아보고 싶고, 더불어 21년을 계획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산후조리원'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공감하고 또 좋아해 주셔서 그 자체로 행복하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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