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현장이 뚫렸다, 한류 위협하는 코로나 팬데믹 [이슈&톡]
2020. 12.03(목)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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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한류의 성역, K콘텐츠의 생산지인 ‘현장 방역’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 방송, 영화계부터 K팝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경계를 가리지 않았다. 마땅한 대책이 없어 더 문제다. 이대로의 추세라면 현장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 23일부터 현재까지 무려 10편의 드라마가 촬영을 중단했다. 10개의 현장이 마비되는데는 불과 일주일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tvN '철인왕후'부터 SBS '펜트하우스', '조선구마사' 카카오TV ‘도시남녀의 사랑법', JTBC 드라마 '허쉬' 등 다수 촬영 현장이 코로나19 관련 사태로 촬영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해당 드라마에 출연한 신혜선, 봉태규, 박은석, 엄기준, 감우성, 김지원, 소주연, 황정민, 임윤아 등은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마음을 졸이며 대기해야 했다.

하나의 현장에 도사린 위험은 또 다른 현장을 위협한다. 대부분 동일한 스태프를 고용하기 때문이다. 영화계도 이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박해일, 탕웨이 등이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스태프가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면서 난데없이 촬영이 중단됐다. 이 스태프는 영화 '핸섬 가이즈'에도 참여해 해당 영화 측도 촬영을 중단해야 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분장 스태프도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촬영이 중단됐다. 강하늘, 한효주 주연의 '해적2'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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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처럼 현장에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들이 도사린다. 통상 1편의 드라마, 영화 촬영장에는 100여명의 스태프가 모인다. 팬데믹 후 인원을 줄였지만 안전한 대비책은 아니다. 촬영이 시작되면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출연진들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녹화가 시작되면 마스크를 벗고 상대 출연진과 대화를 하거나 대사를 소화하고, 퍼포먼스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스튜디오, 무대, 세트장 같은 한정적인 공간에 마스크 없이 놓인 순간부터 완벽한 방역은 불가능하다. 이들이 코로나19 취약계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한 K팝 아이돌의 동선은 대부분 녹화 현장에서 비롯됐다. 최근 그룹 업텐션 비토, 고결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에 이어 에버글로우 이런, 시현이 차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동선이 겹친 트레저, 씨엔블루, 스트레이키즈, 악동뮤지션, 드리핀, 우즈(조승연), 나띠, 노라조, 스테이씨, 아이즈원 등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응했다. 대부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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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가요계는 단독콘서트를 무한 연기하거나 언택트 공연을 정착시키는 등 어느 분야 보다 발 빠르게 내부 방역을 구축해 왔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연을 취소하거나 미뤘다. ‘미스터트롯’ TOP7 역시 전국적 신드롬에도 불구하고 투어를 수차례 연기했다. 관객과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방역 당국이 까다롭게 현장을 관리한 곳도 일반 관객들이 몰리는 콘서트 현장에 집중돼 있었다. 정작 출연자들이 위험에 노출된 건 방송 현장이다. TOP7 중 하나인 이찬원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TV조선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터’ 녹화를 함께 진행한 임영웅, 영탁, 장민호 등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TV조선 '미스트롯2' 촬영장 역시 혼란에 빠졌다는 전언이다.

그렇다고 방송가의 안전 불감증을 탓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8월에는 출연진을 포함해 50명 이하의 인원만 모였고, 역학조사관이 불시에 촬영장을 점검할 수 있어 철저히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왔다. 단계가 격상된 현재도 그런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지만 스태프 인원을 줄인다고 안전지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연예인, 출연진의 확진은 이들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스태프들의 감염 가능성을 높인다.

한류 방역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초래된 경제적 손실은 수 십, 수 백억원으로 추정된다. K팝의 경우 언택트 공연, 온라인 MD 상풍 판매 등으로 새로운 매출 통로를 찾고 있지만 전반적인 침체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드라마, 영화 촬영장은 하루만 촬영이 지연돼도 수 억원이 날아가는 실정이다. 제작비는 증가하고 있지만, 팬데믹 후 광고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PPL(간접광고)도 전과 같지 않다. 한국 대중문화사업 전반이 말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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