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획사 부도→가수들 위기, 정책 지원도 부족 [가요계 덮친 코로나19]
2020. 12.22(화) 10:00
스펙트럼, 네온펀치
스펙트럼, 네온펀치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곳곳에서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그 가운데 매출 부진을 장기간 견딜 힘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피해는 대기업에 비해 더욱 뼈아프다. 이러한 현상은 연예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중소기획사들은 소속 그룹을 해체하거나, 운영을 그만둬야 하는 위기까지 겪고 있다.

대형 기획사와 중소 기획사들 간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대형 기획사들은 인력과 기술력, 자본을 바탕으로 온라인 콘서트, 온라인 팬미팅 등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를 기획할 수도, 실현할 수도 없는 중소 기획사들은 점점 더 얼어붙고 있다.

얼어붙은 공연장, 말라버린 돈줄

대다수 가요 기획사들은 공연을 통해 큰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콘서트를 열지 못 하고, 상황이 조금 나아져 콘서트를 진행하더라도 평소보다 적은 수의 관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매출에 큰 타격이 있다. 지난 8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한음레협)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부터 7월까지 홍대 인근 공연장 콘서트 중 총 162건, 회원사의 공연은 89건이 취소됐다. 전국적인 피해 규모까지 합산했을 때 총 539건의 공연이 취소됐고, 손해액은 약 1212억 6600만 원에 달한다.

온라인 콘서트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큰 아이돌 산업에서도 온라인 공연의 한계는 있다. 평소라면 오프라인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 뿐만 아니라, 굿즈 판매 등을 통한 부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은 그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자체 송출망 수수료, 시스템 개발 등에 필요한 인건비, 홍보비 등 기존 오프라인 공연보다 드는 비용은 많은데, 수익은 오프라인 콘서트에 못 미친다. 이에 중소 기획사라면 더욱 감당하기가 어렵다.

음반, 음원 수익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중소 기획사의 실정이다. 음반, 음원 수익을 내려면 새로운 음반을 제작해야 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음반 및 음원 수익만으로 음반 제작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가 없기 때문.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 기획사들은 새로운 콘텐츠 제작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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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 부도 위기 속 갈 곳 없는 가수들

중소 기획사의 위기는 소속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로 회사 상황이 악화되면서 몇몇 그룹은 해체를 하거나, 새롭게 그룹을 재정비했다.

지난 7월 스펙트럼의 해체 선언은 충격을 안겼다. 스펙트럼은 지난 2018년 데뷔해 총 5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꽤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2월까지도 신곡을 발표하고 음악 방송에 출연해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소속사 윈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회사의 상황이 악화돼 더 이상 스펙트럼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멤버 6인 모두 계약이 해지됐다"고 발표했다.

그룹 네온펀치도 지난 8월 소속사 경영난으로 인해 해체를 선언했다. 소속사 A100은 "지난해 5월 컴백을 기약하며 열심히 준비했지만, 회사의 경제적인 상황 악화 그리고 두 멤버의 활동 중단으로 인해 날짜가 지속적으로 연기됐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네온펀치를 유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 공식적으로 해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멤버 다연, 백아, 이안이 새롭게 그룹 썸을 결성해 데뷔할 계획을 알렸지만, 스태프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일정이 미뤄졌다. 코로나19로 두 번이나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썸으로 재정비한 세 명의 멤버들은 지난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공연을 위주로 하는 인디 아티스트들 역시 비슷하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수입을 얻을 수 없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력도 없다. 인디 아티스트들의 경우 소속사가 없거나, 있어도 중소 기획사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길도 없다. 결국 사실상 활동이 중단되는 수순이다.

대중음악, 코로나19 지원 정책에서 배제된 현실

프리랜서들도 많고, 중소 기획사도 많은 특성상, 대중음악계가 맞이한 코로나19 시대는 더욱 차갑다. 정부의 지원 정책에서마저 대중음악은 배제된 것이 현실. 한음레협 윤동환 부회장은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3차 추경 예산안의 ‘공연예술분야 인력 지원’에는 총 288억 원이 배정됐지만, 이번 추경 지원에서도 ‘대중음악’은 한푼도 배정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요 관계자들은 정부를 향해 "소외되지 않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한음레협은 공연, 음반 등 콘텐츠 위주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원책을 현실적으로 마련해줄 전담 기관이 없어 이와 같은 위기 시 발빠르게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중음악 전담 기관 및 부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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