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마저 넷플릭스行…사면초가 팬데믹 극장가 [2020영화계, 최악의 위기]
2020. 12.23(수) 10:0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살아있다, 조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살아있다, 조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2020년이다. 팬데믹 속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지속화되면서 영화 시장은 크게 주춤한 상황. 이로 인해 극장 개봉 일정 역시 연기되면서 영화가는 다른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 코로나19로 위기 맞은 영화계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피해는 치명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지속화되면서 자연스레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은 줄었고, 감소한 관객의 수를 의식한 제작사들은 영화의 개봉을 미루기 시작했다. 제작비라도 회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다만 기대작들의 개봉이 계속해 밀리다 보니 관객의 수는 점차 더 줄어만 갔고, 매출이 급감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등의 대형 작품들이 용기 있게 출사표를 내걸었지만,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전년도 상반기 기준 월평균 1600만 여명을 웃돌던 극장 관객수는 487만 명으로 급감했고, 하반기에는 월평균 2000만 여명의 관객이 500만 여명으로 줄었다. 특히나 여름 방학, 추석 등이 있는 하반기에 전년 대비 75% 이상의 관객이 줄어든 건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11월 말부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가속화됨에 따라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극장을 찾는 관객의 수는 일 평균 3만 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주말에도 극장을 찾는 관객수는 하루 5만여 명에 불가하다.

지난 10일 개봉한 '조제' 역시 남주혁과 한지민의 재회로 기대를 높였지만 박스오피스 1위임에도 1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무려 1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려 충격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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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새해전야

◆ 영화 산업 매출은 무려 1.2조 감소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발표한 극장 매출액은 더 처참하다. 영진위에 따르면 2020년 11월까지의 극장 매출액은 전년도 동월 기간 매출액인 1조7273억 원 대비 71.2%(1조2294억 원) 감소한 4980억 원이다.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강화되며 12월 매출 전망도 밝지 않다. 현재 2020년 12월 매출액 추정치는 123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 값을 더한 2020년 극장 총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73.3%(1조4037억 원) 감소한 5103억 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화제 쪽도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는 모두 전년에 비해 90% 감소한 관객수를 기록했기 때문. 전주국제영화제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영화제를 개최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지만 7048건의 유료 결제에 만족해야 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시사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며 1만8311명의 관객만을 부산으로 불러들였다.

◆ 코로나19 무서워 개봉 피한 작품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말 개봉을 앞뒀던 작품들은 개봉일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당초 12월 개봉 예정이었던 '서복'은 극장 공개를 앞두고 주연 배우 공유를 각종 예능에 출연시키는 등 홍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봉 일정을 잠정 연기했고, '인생은 아름다워' 역시 현 상황을 우려해 개봉을 미뤘다.

두 작품의 개봉 연기에도 '소울'과 '새해전야'는 개봉 일정을 각각 25일과 30일로 확정 지으며 열띤 홍보에 나섰지만, 지난 8일 3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소식이 들려오며 불가피하게 개봉을 미루게 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코로나19 현 상황을 고려해 개봉일을 2021년 1월로 변경하게 됐다"고 전했고, '새해전야' 측 역시 "코로나19 추가 확산과 이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고자 개봉 일정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0년 연말을 채울 기대작들이 하나둘씩 개봉 연기를 선언함에 따라 12월 개봉 예정작 중 기대작으로 손 꼽히는 작품은 23일 개봉하는 '원더 우먼 1984'가 유일하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일평균 900여 명에 육박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의논되고 있는바, '원더 우먼 1984'의 개봉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29일부터 시행될 시, 영화관·카페 등의 기관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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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 해답은 결국 넷플릭스? 텐트폴 영화도 OTT로

이처럼 코로나19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모든 영화가 극장에서 선보일 날을 기다리며 개봉일을 미루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개봉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차선책으로 온라인 미디어 서비스 넷플릭스를 선택한 작품도 다수다.

먼저 넷플릭스를 택한 건 윤성현 감독의 '사냥의 시간'이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지난해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개봉일을 계속해 미루다 결국 지난 4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사냥의 시간'의 총 제작비는 약 117억 원 정도로 손익분기점이 약 310만 명 정도였지만, 넷플릭스에 판매되며 제작비 대부분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개봉한 '콜' 역시 '사냥의 시간'과 입장이 비슷하다. '콜'은 지난 3월 개봉일을 확정지으며 본격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봉일을 미루다 결국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콜'의 제작비는 90억 원 정도로, 이 또한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통해 대부분 회수할 수 있었다.

6월 개봉한 '#살아있다'의 경우, 극장과 넷플릭스에서 동시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살아있다'는 개봉 40여 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190만 명을 돌파했고, 넷플릭스에서도 미국,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러시아 등 유럽 주요국, 호주를 포함해 전 세계 35개국에서 글로벌 무비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가운데 제작비 240억 원이 투입된 텐트폴 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차인표' '낙원의 밤' 등의 기대작들도 결국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며, 넷플릭스가 가진 독점작의 볼륨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OTT 골리앗' 넷플릭스가 영화계 생태계를 위협할 만한 독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화 관계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 관계자 A 씨는 "물론 넷플릭스가 판권과 IP(지식 재산권)을 구매할 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개봉을 차일피일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살아있다' '조제' '서복' '인생은 아름다워' '새해전야' '사냥의 시간' '콜' '승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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