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고민시라는 선물 [인터뷰]
2021. 01.01(금) 10:00
스위트홈 고민시
스위트홈 고민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고민시는 '스위트홈'을 제게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사실 '스위트홈'의 시청자들에게는 고민시가 선물이다.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감정에 깊이를 더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고민시에게 지금의 호평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연출 이응복)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괴물과 맞서야 하는 재난 상황 속에 놓인 인물 군상을 그린 작품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은 이가 있다. 바로 극 중 매사에 삐딱한 사춘기 소녀 이은유를 연기한 고민시다.

오디션을 통해 '스위트홈'에 합류했던 고민시는 "제가 붙을 거라고 전혀 생각을 안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봤다"면서 "감독님께서 '은유를 하자'고 했을 때가 아직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원작 팬이었다는 고민시는 우리나라 최초로 괴물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어떻게 제작될 지궁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부담이 됐다고 했다.

그 부담은 고민시가 이은유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게 만들었다. 고민시는 "적정선의 노력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의 것까지 끌어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발레를 배우는 학생이라는 역할을 위해 약 6개월 간 피나는 발레 연습을 했고, 12kg 이상을 감량하면서까지 캐릭터의 외향을 완벽히 만들어 내려 절치부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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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유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 디테일에 신경 썼다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삐딱한 사춘기 소녀인 이은유는 극 초반 피가 안 섞인 오빠인 이은혁(이도현)에게 마음과는 다르게 모진 말을 내뱉고, 지수(박규영)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이후 자신만의 화법으로 실의에 빠진 지수와 이은혁에게 투박한 위로를 건넬 정도로 재난 상황이 계속될수록 내면의 성장을 거듭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고민시는 이러한 이은유에 대해 "은유는 표현하는 게 서툰 편이다. 초반부터 오빠에 대해서 연민을 느끼기보다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부드럽게 보였으면 해서 디테일하게 감정을 살려서 연기를 하려고 했다. 초반과 후반이 대비됐으면 했다"고 했다.

그린홈 주민들과 힘을 모아 거미 괴물이랑 싸운 이후 이은혁의 안경을 고쳐주는 신을 기점으로 이은유는 이은혁에 대한 진심을 서툴게나마 표현하기 시작한다. 이은혁을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의 미세한 변화로 이은유의 감정선을 담아낸 고민시의 연기력이 입권인 장면이기도 하다. 고민시의 디테일은 이은유의 변화에 시청자들의 공감과 이입을 높이면서 엔딩에서 강렬한 여운을 자아낸다.

'스위트홈' 시청자들이 '사약 남매'라고 부를 정도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매인 이은유와 이은혁의 관계성에 열광하고, 시즌2를 소원하는 이유는 고민시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고민시 역시 시즌2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시즌1에 비해서는 은유 캐릭터 자체가 많이 성숙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오빠에 대한 마음을 각성한다는 느낌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오빠에 대한 기억들을 안 꺼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아픈 기억이기 때문이다"면서 "오빠가 수호천사 괴물로 나타난다면 그때 감정이 폭발하지 않을까. 그 전에는 오빠에 대한 언급을 일부러라도 은유가 안 할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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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 속 이은유로 존재감을 아로새긴 고민시, 고민시는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해 "은유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호평이 많아서 놀랐다"면서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극 중에서 유일하게 사이다 발언을 많이 하지 않나. 어떤 분들은 그게 관객 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라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은유의 액션신 활약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고민시도 공감했다. 고민시는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촬영하면서 아쉬웠다"면서 "감독님에게 저도 괴물이랑 싸우고 싶다고 이야기를 드렸는데, '은유 너는 대사로서 우리 드라마에서 활약을 해줘야 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민시는 "시즌2에서는 액션신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스위트홈'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하던 고민시는 "저에게는 큰 선물 같은 축복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작품은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있었지만,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 몰랐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는 고민시의 모습에서 그가 이 작품을, 또 이은유를 얼마나 애정 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어 고민시는 "반응이 좋은 걸 보고 감정적으로 울컥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저한테는 너무 큰 선물이고 배우분들이랑 감독님께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제가 성장하는 중인지는 모르겠지만, 매 작품마다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어요. 대본을 볼 때 적정량의 고민을 하기보다는 그 이상으로 고민을 해야 캐릭터가 완성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더 노력할 거고, 더 성장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미스틱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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