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언택트, 넷플릭스가 바꾼 영화계 지형도 [2021 신년기획]
2021. 01.02(토) 10:00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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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코로나 19 감염증으로 극장가와 OTT인 넷플릭스가 큰 전환점을 맞았다. 관객들이 극장가가 아닌 안방에서 안전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넷플릭스로 대거 이동한 것이다. 이로 인해 영화들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제작비라도 회수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넷플릭스 행을 선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전망이 이어지자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해야 된다는 전통적인 영화계 법칙이 무너지고 있다. 영화계 구조가 극장 중심에서 넷플릭스로 무게 추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극장가의 위기와 넷플릭스로 인해 변화된 영화계 지형도에 대해 짚어봤다.

◆ 유례없는 코로나 19 사태, 극장가·넷플릭스 엇갈린 희비

코로나 19로 인해 2020년 극장가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에 따르면 2020년 한국 극장가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0억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5월부터 8월까지 코로나19 안정세 더불어 영화 '반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의 개봉으로 서서히 매출액을 회복했으나, 8월 중순 2차 확산기 시작으로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재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면서 타격은 더욱 심해졌다.

관객과 신작 상영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극장가의 악순환은 계속됐다. 이로 인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등 영화관 423개 관 중 94개 관(3월 기준)이 4월에는 106개 관이 휴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관람료 인상이라는 카드까지 빼들었지만, 관객 감소세가 계속되면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극장가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 극장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으면서 해외 영화 산업 수익 구조의 붕괴로 이어졌다. 또한 영화 '뮬란'과 '테넷'이 8월 개봉 이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대작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극장가와는 달리 넷플릭스는 코로나19가 기회가 됐다. 코로나 19로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한국인 넷플릭스 월 결제금액은 2020년 3월 약 3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인 212억 원에서 약 149억 원 증가한 수치다. 같은 해 10월에는 역대 최대인 514억 원을 기록, 전년도 동 시기 대비해 2배 이상의 수치를 나타냈다.

또한 넷플릭스는 지난해 3분기 전 세계적으로 신규 유료 가입자가 220만 명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아태지역 신규 가입자가 46%를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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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인한 영화계 지형도 변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 지형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극장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자 극장 개봉이라는 전통적인 규칙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4월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 국가에 단독 공개됐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넷플릭스 측은 '사냥의 시간'의 제작비를 조금 상회하는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영화 '콜' 지난해 11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2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 영화 최초 SF물인 '승리호'도 수차례 개봉 연기 끝에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했다. 이 외에도 영화 '낙원의 밤'이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논의 중에 있다. 코로나 19로 극장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영화계 지형도 변화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디즈니는 OTT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했고, 자사 OTT인 디즈니+의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국 대형 영화사 워너브러더스도 OTT 강화에 나섰다. 워너브러더스는 2021년 개봉 예정인 영화 17편을 극장과 자사 OTT인 HBO맥스에서 동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영화 '매트릭스4' '듄' '고질라 vs 콩' 등이 포함돼 있으며, 영화 '원더우먼 1984'가 지난 크리스마스에 극장과 HBO맥스에서 동시 공개됐다. 다만 워너브러더스는 이 같은 결정에 극장가의 반발이 계속되자 2021년에 국한된 한시적인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극장 상영을 목표로 제작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극장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하나의 선택지가 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극장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투자배급사들의 경우 극장 상영을 우선으로 해야 하지만, 언택트 시대이다 보니까 넷플릭스 등 OTT에 대한 부분도 유연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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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한계와 숙제

언택트 시대가 도래한 이후 넷플릭스는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점을 분명히 보였다. 감염 걱정 없이 안방에서 안전하게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강점이지만, 이 점이 되려 이용자들로 하여금 넷플릭스의 한계를 체감하게 되는 요소가 된 것이다. 넷플릭스 이용 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노트북 등의 기기를 통해 관람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극장과 비교했을 때 관람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극장 상영에 최적화돼 있는 사운드와 비주얼 등이 스크린에 비해 작은 휴대기기로 관람하기에는 연출자가 의도한 바와 재미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워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서비스하는 콘텐츠의 경쟁력도 넷플릭스가 풀어야 하는 숙제다. 한 달 무료 체험 기간 동안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본 뒤 다음 달 유료 구독을 하지 않고 해지하는 이용자들도 많다. 콘텐츠는 많지만 볼 것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어벤져스' 등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공룡' 디즈니가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의 한국 진출을 공식화 한 만큼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관련 콘텐츠가 빠지면서 경쟁력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현재 자체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범람하는 OTT 시장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최선책인 것이다.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야 이용자들의 유입은 늘리고 이탈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넷플릭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왓챠도 지난해 말 총 360억 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이를 토대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토종 OTT인 Wavve도 공격적인 투자로 콘텐츠 경쟁력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넷플릭스, 디즈니+, HBO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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