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 속 승자 OTT, 신축년 전쟁 더 뜨겁다 [TD신년기획]
2021. 01.04(월)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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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공포에 떨었다. 사람 사이에 거리를 둬야 하는 언택트 시대가 열리고,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대중문화, 예술 분야 역시 고전했다.

하지만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에게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됐다. 집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집콕', '홈캉스'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가정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급증했고 이는 곧 OTT 시장의 확대로 이어졌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2021년, 국내 OTT의 판도를 짚어봤다.

◆ 팬데믹 속 독주,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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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넷플릭스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매출 상승이 이어졌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유료 가입자 수가 2019년 285만명대에서 2020년 330만명대(3분기 기준)로 약 45만명 가량 급등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월 결제금액 수익을 약 514억원 벌어 들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넷플릭스가 2016년 국내 진출 당시 빈약한 콘텐츠로 수개월 만에 초기 가입자의 절반이 이탈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괄목할 성과다. 그간 넷플릭스는 한국 미디어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자체 콘텐츠를 보강해왔다. 2015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제작비 570억원 전액 투자를 시작으로 블루 오션으로 꼽히던 한국 영화 시장에 뛰어 들었고, CJ ENM과의 합작, JTBC와 3년 간 드라마 20편 제공 협약 등을 체결하며 드라마 시장에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개봉이 어려워지면서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넷플릭스로 대거 몰리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양질의 한국 콘텐츠를 다량 확보하며 한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까지 휩쓸었다. 아시아 전역에서 넷플릭스를 타고 신 한류 열풍이 분 것이다. 일본, 대만,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청춘기록' '스타트업'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 톱10위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사냥의 시간' '콜' 등 한국 영화 역시 흥행했다.

◆ 디즈니플러스 출범, 韓 시장 판도 뒤집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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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러한 넷플릭스의 아성에 세계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그룹 디즈니가 도전장을 던진다. 디즈니의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연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11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호주, 뉴질랜드, 서유럽, 일본 등에 진출했다. 론칭과 동시에 디즈니, 20세기 폭스에서 제작하는 모든 성인등급 미만 영화 및 애니메이션이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독점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도 끊어졌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등을 망라한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등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디즈니의 작품들은 매년 한국 박스오피스를 뒤흔드는 킬러 콘텐츠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유일무이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비롯해 픽사 시리즈, 마블 영화 등은 탄탄한 마니아 층을 토대로 꾸준히 연간 흥행 순위권에 올랐다. 이 작품들의 후속작, 스핀오프물 등이 OTT 플랫폼 상에서는 디즈니플러스에서만 단독 공개되는 상황, 기존 마니아 층이 타 OTT에서 이탈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OTT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수도 있는 수요층이다.

하지만 승리를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다. OTT의 수익구조는 결국 구독자 수의 증가와 비례하는데, 넷플릭스가 한 차례 어려움을 겪으며 입증했듯 디즈니 자체 콘텐츠 만으로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유지하기에 무리가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아직까지 서비스 국가를 위한 자체 콘텐츠를 생산한 적이 없다. 기존 콘텐츠를 끌어오기 위해 제휴를 맺는 방법이 있지만 이미 지상파 프로그램은 웨이브(wavve)로, CJ ENM과 JTBC 등 여타 유력 방송사의 콘텐츠는 넷플릭스로 흘러간 까닭에 입지를 다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휘청이는 국내 OTT

넷플릭스라는 공룡과 맞서던 국내 OTT 업체들은 디즈니플러스라는 새로운 적수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를 통합한 웨이브, CJ ENM과 JTBC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티빙까지 두 업체가 선방하고 있지만 국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의 투자를 위시한 CJ ENM, JTBC의 대작들이 줄지어 있는 상황이다. 약세를 띄고 있는 지상파 콘텐츠의 약진이 가능할지, 국내 OTT 플랫폼의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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