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잃은 예능, 연예인 '앞홍보'에 뿔난 시청자들 [TV공감]
2021. 01.21(목) 10:50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미운 우리 새끼, 1호가 될 순 없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미운 우리 새끼, 1호가 될 순 없어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예능이 연예인 사업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웃음을 선사한다는 예능의 본질은 잃어버린지 오래다. 연예인들의 '앞홍보'에 지친 시청자들의 비판도 점차 커지고 있다.

KBS2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당초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프로그램'이라는 설명답게 '갑'과 '을'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초반만 하더라도 심영순, 이연복, 현주엽 타이거JK 등 '갑'들은 자신의 언행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을'인 직원들과의 드라마틱 한 합의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도 보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갑'과 '을'의 소통 수단이 아닌 출연진들의 홍보 수단으로 변모했다. 먼저 농구감독을 그만두고 박광재, 정호영과 함께 유튜브 방송을 시작한 현주엽은 현재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자신의 채널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현주엽의 유튜브 도전기는 무려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방송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방송된 91회에서도 송훈 셰프의 가게 오픈기가 담겼다. 송훈 셰프는 '송훈랜드'로 불리는 제주도 2호점 개점을 준비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 가운데 '송훈랜드'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광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때문에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결정을 받기도 했다. 상호가 기재된 현수막을 부각하거나 식당 전경 및 간판 등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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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능프로그램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종국, 하하, 지석진이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홍보하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진행했다 뭇매를 맞았고,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최양락 팽현숙 부부가 새로 오픈한 반찬 가게를 홍보해 논란이 됐다.

'미운 우리 새끼'와 '1호가 될 순 없어' 역시 각각 엄마가 화자가 되어 아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을, 유독 개그맨 커플 중 '이혼 1호'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집중 탐구하는 예능을 표방한다는 점에서 광고와는 거리가 멀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은 두 프로그램이 초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이미 연예인들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명확한 규제가 없으니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광고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시청자들의 피로도도 높아지고만 있다. 이럴 때일수록 확실한 중심을 잡아야 할 건 단연 방송국 일 테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으로부터 등을 돌릴 위기에 처한 지금, 예능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SBS '미운 우리 새끼', JTBC '1호가 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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