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야' 이연희, 나의 20대에게 [인터뷰]
2021. 02.06(토) 10:30
새해전야 이연희
새해전야 이연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모든 것이 불안하고, 뚜렷한 이유도 없이 힘들었던 20대. 힘들기만 했던 20대가 배우 이연희에게는 이제 연기하는 데 있어 하나의 자산으로 남아 있었다. '새해전야' 속 진아는 이연희에게는 자신의 20대나 다름없었다.

10일 개봉되는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으로, 이연희는 극 중 비정규직의 불안함과 실연의 아픔을 안고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진아를 연기했다.

여러 커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엮은 '새해전야'에서 이연희가 연기한 진아는 20대 청춘들의 불안과 걱정 등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남자친구와의 연애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도 실패하자 모든 걸 내려놓고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진아는 그곳에서 재헌(유연석)을 만나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이연희는 그런 진아를 자신의 20대를 투영해 연기했다고 했다. 쉼 없이 일했던 20대, 지치고 힘들었지만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고 혼자 참아냈던 시간들이 진아의 불안정한 감정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이연희는 "당시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20대 때는 다 그런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가 직접 말해야 하는 것도 매니저를 통해서 말해야 했고, 제가 앞에 나가서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그렇다 보니까 오해도 생겼다. 사람들이 나를 오해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이연희는 "어디를 가나 날 알아볼 것 같아서 마음 편하게 돌아다니지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답답해졌다"고 했다.

그 시기를 이연희는 진아처럼 여행으로 치유했단다. 이연희는 "진아처럼 여행을 통해서 제 자신을 환기했다. 그 이후부터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여행을 갔다"고 했다. 또한 무작정 차를 타고 간 올림픽 공원에서 풀밭에 앉아 푸르른 녹음을 보며 지쳤던 마음을 위로받기도 했단다.

또한 이연희는 "저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0대는 뭐가 이렇게 힘들지 싶었는데 30대가 되니까 편안해진 느낌"이라면서 "30대가 되고 나서 배우 생활이 조금씩 편해진 것 같다. 20대 후반에 내가 과연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지, 또 연기가 내 적성에 맞는 건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연기밖에 없고,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하니까 감사하게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연희는 "저의 20대를 돌아보면서 그런 경험들을 진아에 녹여내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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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를 찾은 재헌과 진아가 속에 있던 응어리를 거세게 쏟아지는 폭포를 향해 쏟아내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선사하는 명장면 중 하나다. 코로나 19 이전 촬영된 해당 장면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지금 이 시기 대리만족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연희는 이과수 폭포 장면에 대해 "저희가 굉장히 운이 좋았다. 보통 이과수 폭포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촬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마치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 그림을 보러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겨우 볼 수 있는 것처럼 이과수 폭포도 가까이에서 촬영하기 어려운데 저희에게 배려를 해줬다. 개장 전에 들어가서 한 시간 만에 촬영했다. 이과수 폭포를 잘 담아낼 수 있어서 저희에게도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재헌과 진아가 서툰 실력이지만 서로 교감하며 탱고를 추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이연희는 "저희가 탱고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 밖에 없었다. 그 시간 안에 대본에 맞게끔 탱고를 출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전문가분에게 의뢰해서 정해진 안무를 감정에 맞게 소화하려고 했다. 시간이 없어서 정해진 안무를 빨리 습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현지 탱고 선생님이 저희의 탱고를 보시고는 전문적인 안무를 걸러냈다. 저희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해서 화려한 안무를 뺐다"면서 "현장에서는 연습한 대로 안 나와서 조금 속상하기도 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관객분들이 '새해전야'를 보고 행복해하셨으면 좋겠어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개봉을 앞두고 이연희는 "진아를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걱정된다"면서 "진아를 통해 제가 말하지 못했던 저의 20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게 좋았던 기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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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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