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2’가 시청자를 우롱하는 방법 [이슈&톡]
2021. 02.08(월) 16:52
미스트롯2 전유진 탈락
미스트롯2 전유진 탈락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시청자 투표 1등, 전유진의 조기 탈락을 바라보는 ‘미스트롯2’ 시청자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반발 여론이 거세지며 일부에서는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TV조선 ‘미스트롯2’를 향한 부정적 시각은 지난해 12월 첫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줄곧 있어왔다. 지원자 모집 시기와 티저 촬영 일정 등이 맞지 않으며 ‘내정설’ 논란이 먼저 일었고 아동·청소년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시청자들로 꾸려진 ‘미스트롯2’ 진상규명위원회는 “참가자 신청이 끝나지 않은 모집 기간 중 100인의 도전자를 확정 짓고, 티저 촬영을 완료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출연자 선발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TV조선이 관련 내용에 명확한 입장을 전하지 않자 진상위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서를 넣고 명확한 입장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출연자들에 대한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 위반에 대한 지적을 담은 진정서도 냈다. ‘초등부 팀 미션’ 방송 이후 제작진이 논란이 될만한 영상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고 유튜브 영상에 제공했으며, 영상에 대한 댓글 차단 조치도 취하지 않아 악플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심화되자 TV조선은 지난 3일 공식입장을 내고 “근거 없는 사실과 무분별한 억측으로 프로그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의 기획, 구성, 편집 등 프로그램 전방위로 참여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는 제작진으로서 출연진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고 밝혔고, 방통위 요청시 필요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진상위가 TV조선의 입장을 재반박하며 원점으로 돌아갔다. 역시 “제작진이 진상위가 제기한 내정자 의혹 및 공정성 문제를 ‘악성 허위 사실’로 단정한 부분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불편을 드러냈다.

잡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4일 방송된 8회는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지난 논란들에 이어 새로운 논란이 추가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우선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한 가수의 하차를 제작진의 입맛대로 담아내 시청자의 분노를 샀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창 시절 가수 진달래에게 심각한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게재된 가운데, 진달래와 소속사는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프로그램 하차 소식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진달래의 하차를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지에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TV조선이 선택한 방법은 사실상 ‘최악’에 가까웠다.

사회적 물의로 자진 하차가 결정될 경우 가능한 ‘통편집’으로 논란을 달래기 마련이다. 이는 하차한 이에 대한 마지막 배려이자, 물의 피해자에 대한 예의로 통한다. 하지만 ‘미스트롯2’ 제작진은 진달래가 오열하는 모습과 함께 “다른 출연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거면 그만하겠다”라고 말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별 포옹의 시간까지 허락했다.

방송 흐름상 해당 장면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진달래가 잘못에 의해서가 아닌 프로그램을 위해서 하차하는 듯한 느낌을 풍겼다. 가해자 감싸기 지적이 곧바로 제기됐다. 피해자들에 대한 고려도, 동료 출연진들에 대한 배려도 부족한 편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진달래의 하차도 하차이지만, 유력한 우승후보 전유진의 탈락도 시청자의 분노를 키웠다. 물론, 오디션은 실력과 운이 모두 작용해야 성공할 수 있는 형태다. 대진운, 선곡과 함께 그날의 컨디션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장에서 느끼기에 전유진이 보여준 기량이 타 출연진들에 비해 모자랐을 수 있지만, 시청자의 입장은 심사위원의 판단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미스트롯2’ 준결승자의 경우 심사위원 점수로 합격과 탈락이 결정된다지만, 같은날 다소 부족한 무대를 보여줬던 타 가수들에 비해 냉혹한 심사평을 받고 탈락하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대국민 응원 투표’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시청자 투표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장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유진은 해당 투표에서 5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도 투표를 독려하며 전유진의 1위 소식을 전했지만, 전유진은 더 이상 방송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전작인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방송 당시에도 진행했던 응원 투표는 사실상 시청자의 입장이 가장 크게 반영된 지표다. 전작들의 우승자인 송가인, 임영웅 등도 이 투표 1위 출신으로 시청자의 선택이 우승으로 이어진 경우였다. 이에 우승자의 자격을 두고 별다른 이견이 나오지 않았다.

‘미스트롯2’ 대국민 응원 투표에도 전작들을 넘어선 폭발적 관심이 쏟아졌다. 5주차까지 유효 누적수 1000만 건을 넘어선 상태다. 물론 현장과 방송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지만, 심사위원 몇 명의 판단 보다는 훨씬 객관적일 수 있는 지표가 철저히 배제됐다는 점이 시청자의 심기를 건드렸다.

해당 투표를 단지 흥미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포털사이트와 함께 진행한 해당 투표를 통해 TV조선 역시 이익을 봤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방송 내용에는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다. 보이콧 움직임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스트롯2’가 시청자와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조선 '미스트롯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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