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지켜주세요"…정책 사각지대 놓인 인디 공연장 [이슈&톡]
2021. 03.08(월) 17:13
인디 공연장
인디 공연장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우리의 무대를 지켜주세요."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어려움을 피하지 못한 인디 공연장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자, 작은 공연장을 지키기 위한 음악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가수 호란은 한 기사를 통해 공개된 구청 관계자의 발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해 이목을 끌었다. 그가 분노한 관계자의 발언은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것"이라고 라이브클럽의 공연을 비유한 내용이었다. 호란은 "열정과 헌신과 사명감으로 이 힘든 시기에도 방역지침 지키면서 어렵게 음악의 터전을 지켜가고 있는 라이브클럽들에 대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뱉은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안타깝게도 실제 대부분의 라이브클럽들은 법적으로 일반음식점으로 취급되고 있다. 많은 라이브클럽들이 현실적으로 법적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공연장으로 등록할 수 없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을 하고 공연장을 운영 중이다. 라이브클럽을 둘러싸고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과 기준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더욱 문제가 두드러졌다.

공연장으로 등록된 곳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고려한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조심스럽게 운영되고 있지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라이브클럽은 공연이 금지됐다. 거리두기 지침상 일반음식점의 무대 위에서는 공연 행위를 할 수 없기 때문.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규모가 작은 공연장들은 아예 먹고 살 길이 막혀 버린 셈이다. 이에 공연 관계자들은 작은 공연장이라는 특수성에 맞춘 정책의 부재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마포구 내의 공연장 등록 기준 개선' '신속한 방역 지침 업데이트와 안내' 등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 측은 "업계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현실적인 공연장 기준을 마련해 더 이상 소규모 공연장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생존 위기에 내몰린 인디 공연장들을 위해 음악인들은 뜻을 모으고 있다. 이 일환인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은 인디 라이브 공연장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우리 대중음악의 바탕이자 문화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소중한 공간임에도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한 비영리단체, 뮤지션, 관련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됐다.

8일부터는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 페스티벌이 시작된다. 대표적인 라이브 공연장인 롤링홀을 필두로 웨스트브릿지, 프리즘홀, 라디오가가, 드림홀 등에서 7일 간 공연이 진행되며, 온라인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이번 페스티벌 무대에는 다이나믹듀오, DJ DOC, 크라잉넛, 노브레인, 잔나비, 카더가든, 소란 등이 오른다.

여기에 음악전문채널 Mnet, 음원사이트 멜론도 힘을 더했다. Mnet은 오는 14일까지 무상으로 채널에서 캠페인 예고 영상을 방영하며 캠페인 홍보에 나서고, 멜론은 후원금을 비롯해 공연을 펼칠 70여팀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멜론 이용자와 아티스트, 음악을 연결할 예정이다.

인디 공연계는 작지만 뮤지션들의 열정이 가득 쌓인 곳이다. 그 속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다양한 음악적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다. 더불어 유명 아티스트들의 꿈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이에 정책 사각지대에서 차가운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인디 공연장에 더욱 따뜻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사단법인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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