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이름으로' 반성하지 않는 자들을 향한 일침 [씨네뷰]
2021. 05.12(수) 10:00
아들의 이름으로
아들의 이름으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피해자는 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3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반성 없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책임자들을 향한 일침, '아들의 이름으로'다.

12일 개봉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제작 영화사 혼)는 1980년 5월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던 오채근(안성기)이 소중한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오채근은 광주 출신의 진희(윤유선)를 만나며 더욱 결심을 굳히게 된다.

지금껏 영화계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다양한 영화가 존재했다. 이정국 감독이 30년 전 직접 연출했던 '부활의 노래'가 그러하고, '화려한 휴가' '26년' '택시 운전사' 등 다양한 영화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아들의 이름으로'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980년으로부터 39년이 흐른 201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은 분명 평생 가슴속에 품어놔야 할 역사적 사건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현대인들이 삶이 바쁘다는 이유로, 오래된 일이라는 이유로 이날의 아픔을 잊고 사는 게 현실이다. 반면 후손에게도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는 이처럼 두 갈래로 갈린 캐릭터들이 등장시켜 현재 5·18 민주화운동이 어떤 처우에 놓여있는지 설명한다.

한쪽에선 명령과 고문 그리고 계엄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과 진실을 알리려는 자원봉사자들이 등장해 '절대 잊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반대편에선 이를 폭동이라 일컬으며 막말을 일삼는다. 심지어 사살 명령을 주도한 실질적 책임자 박기준(박근형)은 '우리가 진정한 애국자'라고 해 피해자들이 주먹을 꽉 쥐게끔 만든다.

이들의 갑론을박을 보고 있노라면 어딘가 묘한 기시감이 든다. 우리가 길거리를 지나며, TV를 시청하며 실제로 봤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가 아닌 현재의 시점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있기에 그날의 악몽이 어딘가 더 와닿게 느껴진다. 실제로 '아들의 이름으로'에는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가 직접 출연해 리얼리티를 더한다. 이들의 연기는 배움이 아닌 경험에서 비롯됐기에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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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들의 이름으로'는 보통의 5·18 민주화운동 영화와는 달리 가해자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그렇다고 절대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거나 옹호하려 하진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스스로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게 만들어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달랜다. 더불어 '우린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뻔뻔하게 변명하는 이들에 묵직한 한 방을 날리며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게 한다.

이정국 감독은 '아들의 이름으로' 제작발표회에서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이 영화의 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이정국 감독은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반성'에 초점을 맞춰 조금은 색다른 시점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풀어냈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한 번의 사과 없이 떵떵거리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책임자'들이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늦게나마 피해자들에게 진실된 사과를 건네게 될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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