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피한 하정우, 공든 탑은 이미 무너졌다 [이슈&톡]
2021. 09.14(화) 15:05
하정우
하정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배우 하정우가 1심에서 3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형사 24단독)에서 하정우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항정)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진행됐다.

하정우는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에게 "선고를 앞두고 있어서 특별히 말씀드릴 건 없다. 성실히 임하겠다"면서 팬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를 남겼다.

이날 재판부는 하정우에게 3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하고, 추징금 8만8749원도 함께 명령했다. 실형은 아니지만 검찰이 구형한 벌금 1000만원을 세 배나 되는 금액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면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미용 시술을 하면서 남용시 신체 및 정신적 의존성 우려가 있는 항정신성 프로포폴을 19회 투약했다"면서 "지인의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의사와 공모해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배우로서 공인의 지위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어 "다만 애초 미용시술 등 목적 없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투약 횟수 등 빈도에 비춰 프로포폴에 의존성이 있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고가 끝난 뒤 법정을 나선 하정우는 취재진 앞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앞으로 조심하며 건강히 살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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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하정우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여러 차례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사실이 지난해 2월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하정우는 얼굴 흉터 치료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친동생과 매니저 이름으로 차명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돼 의문점을 남겼다.

하정우는 검찰 조사에서도 치료 목적이었다면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하정우가 차명으로 수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한 과정에 대해 불법 투약 정황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하정우는 지난 5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벌금 1천만원에 약식 기소됐다가 법원 판단에 따라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약식기소는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경우 정식 공판을 열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약식명령을 내려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법원은 약식명령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재판에 넘길 수 있다.

이후 지난 8월 진행된 1심 공판에서 하정우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하정우는 1심 공판에 직접 참석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제가 얼마나 주의 깊지 못하고 경솔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많은 관심을 받는 대중 배우가 더 신중하게 생활하고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피해를 입혀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부끄럽고 염치없지만 재판장님 앞에서 다짐하고 싶다"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겠다. 이 자리에 서지 않게 더욱 조심하며 살겠다. 저의 과오를 만회하고 빚을 갚을 수 있게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1심에서 검찰은 약식기소때와 마찬가지로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또한 추징금 8만8749원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정우가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면하면서 개봉을 앞두거나 촬영 중인 작품들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정우는 지난해 초 촬영을 마친 영화 '1947 보스톤'과 올해 초 크랭크업한 '야행', 윤종빈 감독의 '수리남' 등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이미 대중의 신뢰는 떨어졌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하정우가 1심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 대중의 신뢰는 곤두박질 친 상태다. 아무리 실형을 면했다 하더라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간 다양한 작품 활동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와 대중의 신뢰를 쌓아온 하정우. 실형은 피했을지 몰라도, 공든 탑은 이미 무너진 뒤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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