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한준희 감독의 도전 [인터뷰]
2021. 09.25(토) 10:00
D.P. 한준희 감독
D.P. 한준희 감독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도전이라는 단어만큼 'D.P.'와 한준희 감독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단어가 없다. 드라마 연출부터 군대 부조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까지, 이 모든 과정이 한준희 감독에게 있어선 도전이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D.P.'(극본 김보통·연출 한준희)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정해인)와 한호열(구교환)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D.P.'는 한준희 감독에게 있어 도전의 연속 같은 작품이었다. 일단 스토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원작 웹툰에는 군대 내 악습과 부조리를 고발하는 듯한 에피소드들이 다수 담겨있었기 때문. 그간 방송사들이 군인을 우상화하는 드라마를 제작한 적은 있어도 비판한 적은 없었기에, 연출을 맡은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준희 감독은 "아무래도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보니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려 노력했다"며 "특히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이야기를 담아내야 할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보시는 분들에 따라 'D.P.'가 보기 힘들었을 수도, 오히려 더 리얼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지길 바랐던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그 밸런스를 잡는 게 굉장히 중요했다. 표현이 너무 직접적이다 보면 저희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왜곡되고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또 너무 안 보여주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결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희의 가장 우선적인 의도는 밸런스를 지키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준희 감독은 김보통 작가와 함께 본격적으로 'D.P.'의 스토리 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원작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게 두 사람의 지향점이었다. 한준희 감독은 "원작이 이미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해 본 것 같다. 원작의 묘미인 깊고 날이 서 있는 듯한 느낌은 유지하돼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길 바랐다. 그래야 영상화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때 탄생한 게 안준호의 이병 설정과 한호열이라는 캐릭터였다. 원작에서 안준호는 상병으로 등장해 전역하며 엔딩을 맞지만, 이와 달리 드라마 속 안준호는 이병부터 시작한다. 이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준호가 입대부터 시작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이 작품이 땅에 제대로 발을 붙이고 시작할 수 있을 거라 봤다"면서 "무언가 확실히 '시작'하는 부분이 필요로 했는데 준호가 상병이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을 것 같았다. 처음 대본을 쓸 때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 작가님도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지금의 안준호가 완성될 수 있었다. 한호열이 탄생한 이유도 이의 연장선이었다. 원작에서 가져갈 수 없었던 안준호의 결들을 담아내는 동시에, 안준호의 성장을 위해선 꼭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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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고민과 토론 끝에 'D.P.' 스토리를 완성한 한준희 감독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고민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D.P.'는 한준희 감독이 연출계에 들어선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드라마였기 때문. 그간 '차이나타운' '뺑반' 등을 연출해 왔지만, 드라마와는 지금껏 어떠한 인연도 없었던 그였다. 그렇기에 매 촬영, 매 편집 과정이 도전이었다고. 한준희 감독은 "드라마라는 새로운 포맷에 도전하면서 드라마를 연출하시는 감독님들과 작가님들을 존경하게 됐다. 정말 엄청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정도로 작업이 어렵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한준희 감독이 첫 연출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낸 방법은 함께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온전히 믿는 것이었다. 한준희 감독은 "아무래도 제가 영화를 만들던 사람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지지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이다 보니 저로선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힘든 촬영이었지만 동시에 드라마가 가진 매력도 느낄 수 있었단다. 한준희 감독은 "개인적으로 여러 명의 캐릭터들을 만든 뒤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데, 영화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이들의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었다. 러닝타임이 300분에 달하다 보니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모든 캐릭터들의 전사와 감정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긴 호흡을 가진 작품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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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준희 감독의 도전 정신과 오랜 고민들은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으며 14개국 '오늘의 톱10 콘텐츠'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이런 인기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일단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연출을 하며 고민도 많았지만, 동시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법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준희 감독은 시즌2 제작 계획에 대해 귀띔하기도 했다. 그는 "저나 작가님이나 제작사 대표님도 시즌2에 대한 생각은 계속해서 하고 있다. 어떤 작품이 됐던 후속편이나 프리퀄을 하고 싶은 욕구는 창작자로서 다 있는 것 같다. 다만 저희가 지금 판단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의 뜨거운 반응이 체감된다면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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