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정호연의 첫 [인터뷰]
2021. 10.11(월) 10:00
오징어 게임 정호연
오징어 게임 정호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누군가의 처음을 지켜본다는 건 여러모로 뜻깊다. 웅크려 있던 무궁한 재능을 만개하며 담담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첫이라면 더더욱. 정호연이 배우로서 내딛은 첫걸음을 지켜보는 일이 그렇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은 정호연의 첫 연기 데뷔작이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던 모델 정호연은 왜 연기에 도전하게 됐을까. 모델로서 커리어 정점을 찍은 뒤 찾아온 시간의 빈틈을 채웠던 건 좋은 영화와 책이었고, 이것들은 정호연이 배우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영화와 책에 나오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자신도 해보고 싶었다는 정호연이다.

배우의 꿈을 키우던 정호연에게 '오징어 게임'이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오디션 영상을 보내달라는 말과 함께 전달받은 대본에 3일을 꼬박 투자했다는 정호연은 "그 오디션 영상이 제 마음에 완벽하게 들지는 않았지만, '이게 최선이다'라고 생각하고 보냈다"고 했다. 오디션 합격 유무를 떠나 3일 동안 오롯이 '오징어 게임'의 새벽이만을 바라보고 살았던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단다.

정호연의 생각과 달리 그 오디션 영상은 황동혁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황동혁 감독은 오디션 영상을 보는 순간 정호연이 새벽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소속사 대표로부터 "새벽아 축하해"라고 합격 소식을 들은 뒤 정호연은 하루하루 부담감에 시달려야 했다.

첫 연기 데뷔라는 타이틀이 정호연을 두렵게 만들었다. 정호연은 "세계 무대에서 런웨이도 해봤는데 저도 스스로가 왜 이렇게 두려운지 이해가 안 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첫 대본 리딩부터 촬영 초반까지 부담을 떨치지 못했다는 정호연이다. 이에 정호연은 "이러다가는 저를 뽑아주신 감독님에게 실례이고, 결국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에게 '저랑 밥 한 번만 먹어달라'고 해서 만났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정호연은 황동혁 감독에게 왜 자신을 새벽이로 선택한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을 갖고 싶다고 했단다.

"감독님이 '너는 이미 새벽이고, 나는 네가 새벽이로 충분하기 때문에 뽑았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긴장을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최선을 다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장감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지 못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긴장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정호연은 배우 이정재, 박해수, 김주령 등 선배 배우들, 감독과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새벽이를 만들어 갔다. 정호연은 "많은 대화와 고민들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신뢰도가 있으니까 어느 순간 불안하지 않았다"면서 '오징어 게임'을 함께 만든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던 모델로만 정호연을 알고 있던 이들에게 '오징어 게임' 속 새벽에는 조금 낯설다. 화려한 메이크업과 의상을 입고 당당히 런웨이를 걷는 그의 모습은 온 데 간데 없이 거액의 상금과 생존이 걸린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기를 품은 새벽이만 있기 때문이다. 강렬한 인상으로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존재감을 보여준 정호연의 활약에 새벽은 '오징어 게임'을 본 시청자들이 애정 하는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연기 데뷔작이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호연은 새벽이의 옷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게임에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는 새벽이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내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한 정호연이다. 정호연이 새벽이를 연기하는데 제일 신경 썼던 진심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다.

"초반에 새벽이의 내면에 집중해서 연구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의 디렉션을 처음에는 흠 수하는데 오래 걸렸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감독님의 디렉션이 자연스럽게 몸으로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됐어요. 제 스스로가 새벽이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죠. 새벽이를 하면서 제일 신경 썼던 건 '진심으로 해야겠다'는 거였다. 다른 건 부족하니까 이것만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정호연의 진심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반증으로 정호연의 SNS 팔로워 수가 '오징어 게임' 공개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첫 연기 데뷔식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성공적으로 치러낸 정호연이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에 대해 "사실 처음에는 너무 놀랐다. 실감이 안 난다. 너무 감사하다. 전 세계 많은 분들이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는 게 감사하다. 앞으로 잘하겠다"라고 다부진 소감을 전했다.

이제 첫 발을 막 뗀 정호연은 열정으로 가득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며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싶다면서 욕심을 보이기도 했다. 연신 말끝마다 열심히 하겠다며 웃어 보이는 정호연에게서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심지가 보였다. 그 걸음걸음마다 함께 하고 싶게 만드는 웃음이었다.

"목표요? 그냥 하루하루 발전하고 열심히 하는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고 꾸준했으면 좋겠어요. 많이 흔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잘 가보겠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정호연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