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이토록 안타까운 용두사미 드라마 [종영기획]
2017. 01.25(수) 06:58
불야성 이요원 진구 유이 정해인
불야성 이요원 진구 유이 정해인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불야성'이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며 초라하게 퇴장했다.

지난 11월 21일 첫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극본 한지훈·연출 이재동)이 24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불야성'은 잠들지 않는 탐욕의 불빛들이 그 빛의 주인이 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로 끝이 보이지 않는 부(富)의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권력과 금력의 용광로 속에 뛰어든 세 남녀 서이경(이요원), 박건우(진구), 이세진(유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초 '불야성'은 이요원 유이의 치명적인 워맨스로 큰 화제를 모았다. '흙수저' 인생인 이세진이 거대한 야망을 가진 '얼음여왕' 서이경의 페르소나를 자처하며 만들어내는 아슬아슬한 '여여케미'는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신선한 흥미를 자아냈다.

이에 힘입어 '불야성'은 첫 회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수치 자체는 낮은 편이었지만 경쟁작 SBS '낭만닥터 김사부'가 워낙에 월등하게 독주하고 있었기에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첫 회가 자체 최고로 남게 됐다. 이후로 '불야성'은 계속 추락을 거듭하다 지난 16일, 17회가 3.1%까지 떨어졌다. 동시간대 최하위는 물론 역대 MBC 월화드라마 최저 시청률을 갈아치웠다는 굴욕까지 안게 됐다. 50부작을 배치해도 꾸준하게 성과를 내오던 MBC 월화극의 당황스런 추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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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공감'의 부재였다. '불야성'은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 했다. 진구는 앞서 제작발표회를 통해 "요즘 세상과 빗대서 보면 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나, 권력 혹은 돈을 쥔 자들의 물고 물리는 싸움은 보통의 사람들이 사는 현실과 다소 동떨어지면서 '그들만이 사는 세상'이라는 느낌을 줬다. 가슴 따뜻한 힐링 드라마나 아예 판타지가 먹히고 있는 현시점에 '불야성'은 정의도 없이 너무 무겁기만 했다. 권력 상위자들의 어두운 얘기가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여기에 지독하게 물질만능주의로 귀결되는 스토리는 씁쓸함마저 자아냈다. 매 대사는 '돈=신'임을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이를 얻기 위해 서이경 박건우 이세진이 서로 손을 잡다가 다시금 배신하는 구조가 이어졌다. 셋은 스파이 노릇을 일삼으며 서로의 수단이 되기 일쑤였고, 이 같은 전개가 수번 반복되면서 보는 이들의 피로감만 높였다.

캐릭터의 매력도 또한 뒷받침되지 못 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돈과 권력만을 좇는 주인공 서이경을 시청자가 100% 이해하고 동조해주기란 도무지 쉽지 않았다. 워맨스가 강조되면서 박건우 역시 원톱 남주인공임에도 불구, 미미한 존재감만을 보이는데 그쳤다. 전작 '태양의 후예'에서 상남자 매력을 보여준 진구의 속 깊은 재벌남으로의 연기 변신이 들어올 새가 없었다.

캐릭터 비중이 불균형적으로 배분되면서 주연 세 명을 둘러싼 삼각 멜로는 당초 예고와 달리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최근 들어 보통의 드라마가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반면, '불야성'은 시종일관 심각하기만 했다. 극을 환기시키는 로맨스나 코미디 요소가 거의 빠지고 권력을 향해 내달리는 이야기로 일관한 것. 본 이야기 줄기의 개연성이나 당위성이 분명하다면 이는 드라마 팬에게는 호재일 법하지만 '불야성'은 그렇지 못 했기에 날이 갈수록 동력을 잃고 말았다.

더군다나 진구와 유이는 외양부터 나이 차가 확연히 드러나며 만족스러운 어울림을 만들어내지 못 했다. 이에 실제 동갑인 정해인(탁 역)의 유이를 향한 짝사랑이 더 부각되기도 했다. 덧붙이자면, 탁과 더불어 손마리(이호정)가 세상 물정 모르는 무개념 재벌딸 면모로 극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모델 출신 연기자의 첫 연기인만큼 이호정은 어색한 표정과 발음으로 몰입도를 떨어뜨리기만 했다.

결국 '불야성'은 끝끝내 아쉬운 만듦새를 보이며 반등에 실패, 완벽한 용두사미 드라마로 남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불야성문화산업전문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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