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내 방 안내서', 방 구경에 그친 살아보기
2017. 12.21(목) 09:45
내 방 안내서 종영
내 방 안내서 종영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내 방 안내서'가 호기심 자극하던 시작과 달리 아쉬움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홈 스왑(Home Swap)'을 시작으로 현지 생활까지 가능하게 해줄 줄 알았건 만, 방 구경에 연예인 구경만 하다 시시해졌다.

SBS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이하 '내 방 안내서')가 20일 밤 방송된 10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9월 말 촬영을 시작하고 추석 연휴 중 파일럿으로 첫 방송을 선보인 이래 2개월 여의 여정을 종료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전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와 배우 박신양, 코미디언 박나래, 승려 혜민 등이 각자의 장소에서 '홈 스왑'을 종료하고 소회를 털어놓으며 여행을 마쳤다.

'내 방 안내서'는 한국의 톱스타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해외 셀럽과 방을 바꿔 5일 동안 생활하면서, 그 나라가 가진 테마를 느끼고 현지인들의 철학과 생활 모습을 엿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두 가지 트렌드인 여행 예능과 관찰 예능을 융합한 포맷으로 기대를 모았다. 더욱이 박신양 손연재를 비롯해 승려 혜민까지 하나같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출연진이 등장해 기대감을 부채질했다.

'내 방 안내서' 파일럿과 정규 첫 방송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키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쉽게 본 적 없는 출연진이 한국에서의 집을 공개하는 것도 신선했거니와 이들이 해외에서 일반적인 여행이 아닌 '홈 스왑'을 통해 해외 셀럽들의 집에서 생활한다는 설정이 설렘을 자아냈기 때문. 일례로 박신양이 스페인 화가 프란체스카의 집을 둘러보며 안내서를 읽거나, 박나래가 미국 LA에서 DJ 스쿱과 살람의 집을 둘러보는 박나래의 모습은 기존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으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거기서 그쳤다. 이후 '내 방 안내서'는 한국의 셀럽들이 해외에서 어떤 여행을 즐기는지를 중점적으로 보여줬다. 박나래가 LA의 관광 명소인 머슬 비치(muscle beach)에서 화들짝 놀라거나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과 우연히 마주치는 모습 등이 등장한 것. 잭 블랙과의 만남의 경우 기막힌 우연으로 놀라움을 자아내긴 했으나 그 역시 일시적이었다. 이 밖에도 손연재가 트월킹(twerking) 춤을 배우거나 박신양이 스페인에서 직접 장을 보고 프란체스카와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만드는 모습 등이 등장했으나 시선 끌기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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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 '홈 스왑' 만의 묘미도 사라졌다. 한국과 해외 셀럽이 '홈 스왑'을 통해 방을 바꿔 생활하는 것은 단순히 셀럽들의 집을 둘러보는 것을 넘어 관광과 구경이 아닌 '살아보기'에 가까운 여행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터다. 그러나 '내 방 안내서'의 초점이 셀럽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바뀌며 지구 반대편에서 각자의 방을 둘러보며 교감하는 한국과 해외 셀럽이 교감한다는 본래의 의미와 감동은 퇴색됐다.

결국 '내 방 안내서'는 셀럽들의 화려함과 진귀한 여행 경험을 선보이는 기존의 여행, 관찰 예능을 답습하며 시청자를 잃었다. 패키지 여행을 다루는 종합편성채널 JTBC '뭉쳐야 뜬다', 출연진 마다 특색 있는 코스로 투어를 계획하는 케이블TV tvN '짠내투어', 식당까지 열어 현지 생활을 보여주는 tvN '윤식당' 시리즈, 게임을 통해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tvN '신서유기', 셀럽들의 예산과 투어 코스까지 살펴보는 KBS2 '배틀 트립' 등 온갖 방식을 다 다루는 여행 예능이 판을 치는 가운데 '내 방 안내서'도 결국 이 같은 여행 예능과 차별화를 이루는 데 실패한 꼴이다.

방송 내내 2~3%대를 전전한 시청률은 구태의연한 포맷에 질린 시청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살아보기'를 기대하고 포문을 열었으나 셀럽들의 '방 구경'에 그친 겉 핥기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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