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과 묵개의 相전시회’, 10일~20일 인사동 토포하우스 개최
2020. 07.10(금) 09:47
장철(張鐵)과 묵개(默介)의 相전시회
장철(張鐵)과 묵개(默介)의 相전시회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장철과 묵개 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

‘장철(張鐵)과 묵개(默介)의 相전시회’가 10일부터 20일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전시회에 앞서 장철 화백의 작업실을 찾아 미리 작품을 보고 그 과정과 느낌을 적어보았다. 참고로 개막소연은 10일 저녁 7시에 있을 예정이다.

묵개와 장철이 만났다. 작품을 보니 묵직하다. 무채색의 산에서 그들을 만나고 그들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천지는 장구한데 검은 눈물이 흐르고 문자가 춤을 춘다. 천지개벽인가, 종말의 시작인가. 컴컴한 우주에서 몇점의 수묵화들이 줄지어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위압과 중량감에 고개를 돌려보지만 불립문자의 깊숙한 울림에 들숨이 가쁘다. 어인 일인가. 화폭과 나 사이에 알수없는 기운이 허공을 휘몰아친다. 순간 장엄한 영적 분위기가 그윽해진다. 저 멀리 북한산 연봉에 길게 누운 문수보살이 공중부양한 채로 점점 크게 다가온다. 아래에서 붉은 기운이 피어난다. 그림과 나, 문자와 나 사이에 작용하던 어떤 압력같은 것이 봄눈녹듯 풀려버린다. 이게 화엄이고 아타락시아인가.

두사람은 넓지 않은 캔버스에 각각의 세계를 드러내느라 분주하다. 장철은 물감의 농담과 형체로 그림을 그리고, 묵개는 붓으로 의미와 뜻을 글씨에 담는다. 서로 바라보고 춤을 추며 또 사색한다. 각자의 영역을 지키면서도 고립되지 않고, 서로 교합하면서도 잡스럽지 않다. 장철이 금을 타면, 묵개는 "높도다, 태산이여" 마치 백아의 마음을 읽듯 하고, 묵개가 천하를 탄핵하면 장철은 붓질을 멈추고 눈물을 떨어뜨린다. 그들의 언어는 이심전심 감정으로 응결되고 급기야 몸을 통해 터져나온다. 희로애락과 파란곡절을 거친 달관의 몸짓이다. 장철의 붓질은 절로 손이 춤추고 발을 구르는 수지무지, 족지도지의 경지다. 묵개는 붓을 가리지 않고 당황모 무심필이든 대나무펜이든 먹물만 찍히면 글씨가 나온다. 눈썹을 오물거릴 때마다 인생의 즙을 짜내듯 삶의 궤적이 글씨로 재림한다. 서로 다른 우주가 때로 충돌하고 때로 전율하며 조화롭게 만난다. 화폭 하나하나가 신묘하고 기이하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장철과 묵개의 오브제는 산이다. 두사람은 북한산 자락에서 산 바라보기를 좋아한다. 산은 우리의 생명줄이고 삶의 터전이다. 우리는 산에서 태기를 얻고 결국 산으로 돌아간다. 조선의 지리지를 보면, 산줄기가 선명한 것은 그만큼 중요한 생활공간이고 경외의 대상인 까닭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산이 자연에서 일탈하여 권력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태산이 그렇고 우리의 백악이 그렇다. 태산은 진시황부터 하늘과 통하는 산으로 신격화됐다. 백악은 조선시대부터 일제와 미군정 시기, 경무대와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600년 동안 한번도 권력에서 멀어본 적이 없다. 민중의 저항과 혁명을 겪었지만 최후의 승자 역시 이 공간을 차지하는데 급급했다. 중용에서 말하는 위로는 천시를 따르고 아래로는 수토의 이치를 좇는 '상률천시 하습수토(上律天時 下襲水土)'의 도는 어디에 있는가. 묵개와 장철은 이런 세상을 검은 천하로 보여준다. 장철은 근육질의 흑산과 검은 눈물로, 묵개는 힘있게 저항하는 문자와 수적천석(水滳穿石)의 뜻을 담은 그만의 독특한 묵개체로 전한다.

두사람은 거친 세파를 거치며 영성을 닦았다. 서로 바라보는 것은 아마도 서로의 영성일 것이다. 그동안 걸어온 인생의 여정이, 영성의 농밀함이 화폭에 지문처럼 녹아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좋고 그들의 작품을 사랑한다. 파천황이든, 후천개벽이든 세상의 변화를 긍정한다. 검은 천하는 세상의 모든 색을 포용한 결과일까, 획일화된 색을 수용한 결과일까. 그곳에서 검은 눈물이, 검은 비가 흘러내린다. 어디에서 내리는지는 알수없다. 하늘인지, 산인지, 계곡인지...창조와 파괴의 시그널은 비슷하다. 천하가 어두워지고 물이 넘치면서 시작된다. 우리가 인내할 시간은 대체 얼마인가. 고통을 참고 조금 시야를 넓혀보자. 저기 하늘 가득, 문수가 보이고 꿈같은 색채가 아지랑이처럼 피어나는 낙원이 보이지 않는가. 우리 서로 바라보자. 조금 더 멀리, 조금만 더 가슴으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장철(張鐵)과 묵개(默介)의 相전시회’]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tvdaily 홈페이지(http://tvdaily.mk.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info@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