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스테이' PD "쉼표 같은 프로그램으로 기억해주세요" [인터뷰]
2021. 04.15(목) 15:25
tvN 윤스테이
tvN 윤스테이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코로나19 시대, 방 안에 갇힌 시청자들을 한옥 스테이로 초대해 힐링을 선사한 '윤스테이'. '윤스테이' PD가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스테이' 연출을 맡은 김세희 PD는 최근 진행된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종영을 맞은 소감 등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스테이'는 '윤식당'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깊은 세월과 자연이 어우러진 한옥에서 정갈한 한식을 맛보고, 다채로운 즐거움을 누리며, 고택의 낭만을 느끼는 시간을 담은 한옥 체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주인장 윤여정을 위시해 이서준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이 출연해 활약했다.

'윤스테이'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제작진의 노력 속에 태어났다. '윤식당' 시즌3 제작을 논의하던 중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해외 현지 촬영이 기반이 돼야 하는 터라 사실상 제작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발상의 전환으로 국내를 배경으로 한 기획이 이뤄진 것. 이에 1년 미만 한국에 머물렀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출연자 선정에 나섰고, 전남 구례군에 위치한 고택 쌍산재에서 '윤스테이'의 여정이 시작됐다.

김 PD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가피하게 업무나 학업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며 "한국 거주 1년 미만 외국인으로 제한을 둔 것은 코로나로 더더욱 한국 문화나 한식 체험 경험이 적은 손님들에게 '윤스테이'에서의 머뭄이 조금 더 큰 의미로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기업, 외국계기업, 어학당, 대사관 등 여러 곳에 공문을 발송해 손님 섭외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져줬고, 국가적, 인종적 다양성을 두기 위해 모집 과정에 신중을 기해 결과적으로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을 모실 수 있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제작진이 섭외한 구례 쌍산재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자랑했다. 촬영이 끝난 지금은 아직 숙박객을 받지 않고 있으나, 관광객들이 들러 차 한 잔을 하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김 PD는 "처음엔 국내에서 하는 '윤식당'을 생각했다. 어디서 하는 게 좋을지 공간에 대한 고민을 하다 이왕 국내에서 할 바에 한국 전통문화가 깃든 한옥, 고택이 어떨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최근 떠오르는 트렌드인 고택에서의 하룻밤, 한옥에서 머물기를 생각해 냈다"며 한옥을 장소로 정한 이유를 밝혔다.

"국내에 있는 수많은 한옥과 고택을 공부했어요. 한옥의 특성 중 하나가 담에 둘러 쌓여 외부와 차단 돼있고, 저마다 한옥들이 독채 형식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택 스테이, 템플 스테이 처럼 하루 오롯이 머물며 한국 음식을 먹고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외국인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와 닿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독채' 형식의 한옥이 여러 채 있을 것, 그 안에 손님들이 오롯이 쉬고 즐길 수 있는 자연 공간이 어우러져 있을 것을 기준으로 전국의 고택 및 한옥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식당과 숙소를 모두 운영해야 하다 보니 찾기가 마땅치는 않았어요."

그러던 중 방문한 쌍산재가 제작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김 PD는 "쌍산재가 품고 있는 푸른 대나무 숲과 아름다운 동백군락들 그리고 이와 어우러져 고즈넉한 미를 뽐내던 한옥에 반해 최종 선택을 했다. 손님들이 즐길 수 있는 대나무 숲과 산책할 수 있던 저수지, 그리고 드넓은 잔디밭도 저희가 그리던 공간과 일치하여 만족했다. 결과적으로 영상미도 예쁘게 잘 나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영상미 만큼이나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등 출연진의 호흡도 화제였다. 김 PD는 "촬영 내내 모두가 화기애애했다"며 "'윤식당' 시리즈를 거치면서 돈독해진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은 진짜 남매처럼 서로 장난치다가도 일 할 때는 서로 조언을 구하고 챙기는 등 끈끈한 동료애를 보여줬다. 새로 합류한 최우식도 막내 특유의 귀여움과 '윤스테이' 분위기 메이커로 윤여정 선생님과 누나 형들의 예쁨을 받아 보는 제작진들을 흐뭇하게 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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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주방을 책임진 정유미 박서준의 묵묵한 활약이 돋보였다. 메뉴 곳곳에 한국 전통 음식을 알리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겼고, 이에 요리를 담당한 두 사람의 손갈을 더욱 바빠졌다. 김 PD는 "'윤식당'의 음식들이 캐쥬얼한 느낌의 단품 한식요리였다면, '윤스테이'는 보다 전통적이고 고급진 궁중요리 형태로 진행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또한 외국인 손님들 중 베지테리언도 많기 때문에 손님들의 요리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 개발에 힘썼다"꼬 메뉴 선정에 얽힌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음식 선정은 제작진과 엄태철 셰프님이 지속적으로 의논하며 구례라는 지역적 특색과 궁중요리에 집중해 개발했다. 구례의 특산물 중 하나가 한우와 밤이란 것에 기반으로 율란 품은 떡갈비를 만드는 등 지역적 특색도 녹여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는 첫 날 '윤스테이'를 찾은 네팔 가족, 그리고 화제의 정유미 초상화를 그린 제이슨 신부를 꼽았다. 김 PD는 "네팔 가족은 대나무 숲에 둘러 쌓인 숙소 '미'에서 머물렀는데, 그날 처음으로 딸이 '이 소리가 뭐냐'고 물어봤다더라.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도시에만 머물던 아이가 '윤스테이'에서 생애 처음으로 새소리를 들었다고 하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이슨 신부에 대해서는 "신부님이 선물로 그려주신 '윤스테이' 임직원 초상화 그림이 촬영 현장에 큰 웃음을 선사했고 시청자들도 함께 즐거워해 주셔서 신부님도 뿌듯하고 좋아하셨다"고 이야기했다. '터주신' 정유미 그림은 감독판 촬영을 통해 결국 정유미의 품에 안겼고, 지금은 정유미 소속사의 터주신이 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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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고 시청률 11%대를 기록하던 '윤식당'에 비하면 '윤스테이'는 다소 뒷심이 부족했다. 김 PD는 "(시청률에) 아쉬움이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꾸준히 유지한 6~7% 시청률을 보며 믿음을 가지고 저희 프로그램을 애청해주시는 고정 시청자 분들께 감사했고 이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실 자극적인 소재나 해프닝이 없기에, 오롯이 '윤스테이'가 품고 있는 따뜻함,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통해 손님들께 힐링과 쉼을 전해 주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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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을 멈추게 한 코로나19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김 PD는 "후속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다만 '윤스테이' 시즌2를 바라시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윤식당'에서 '윤스테이'로 불가피하게 포맷이 변경되었지만 한국 문화를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리고, 시청자 분들께 힐링을 선사 할 수 있어 보람찼다.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아름다운 공간에 윤스테이를 오픈하고 손님을 맞이하고 싶다. 하지만 윤스테이가 애초 코로나19로 인해 확장된 포맷이기에 그 전에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활기를 되찾고, 이국적인 해외에서 '윤식당'을 오픈 하는 것이 더 좋은 소식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뭐, 뭐 때문에 윤스테이가 좋았다!' 하는 것도 물론 좋고 감사하겠지만, 그냥 '아, 오늘 힘들었는데 집에 가서 맥주 한 잔 하면서 '윤스테이' 봐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청자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던 쉼표 같은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잠시나마 '윤스테이'가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같은 시기에 따뜻한 온기로 머물렀기를 바랍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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