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의 맛', TV조선 [TV공감]
2021. 06.30(수) 16:26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와카남
TV조선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 와카남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다시 돌아왔어!"

황당하다 못해 뻔뻔하다. '아내의 맛'이 조작 방송 논란으로 막을 내린 지 고작 두달 반, TV조선이 새롭게 내놓은 '와이프 카드 쓰는 남자'(이하 '와카남')가 29일 밤 첫 방송했다. 뚜껑을 열어본 '와카남'은 '아내의 맛' 시즌2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와카남'은 변화된 시대에 따라 경제력이 높은 아내가 늘어나고 있는 생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뉴노멀 가족 리얼리티'다. 하지만 포장지를 한 꺼풀 벗겨보니 새롭게 단장한 스튜디오와 프로그램 로고, 오프닝 구호 외에는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내의 맛'과 똑같은 출연진이 새로운 구호를 외치며 인사를 전하는 모습은 이질감을 자아냈다.

MC 이휘재의 "얼마 만입니까 우리가"라는 말로 시작된 오프닝은 '친정 복귀'라는 자막과 함께 새로운 스튜디오에 환호하는 패널 홍현희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박명수는 "저희가 이렇게 또 '새로운 맛'으로 돌아왔는데 감개무량하다"며 '와카남'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아내의 맛' 리모델링을 티 내는 터라 황당함은 온전히 시청자들의 몫이 됐다.

이후 등장한 출연진의 에피소드 또한 '와카남'이 보여주고자 했던 새로운 생활 트렌드와는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광원산업 이수영 회장, 변호사 김창홍 부부의 일상을 조명하며 기획의도에 부합하려 애썼지만 막판에는 이수영의 미국 별장을 새로운 미끼로 투척하며 '아내의 맛'과 다를 바 없는 살림살이 보여주기 식 구성으로 돌아갔다. 이어 전개된 홍현희 제이쓴 부부의 가상화폐 투자기, 예에스더 홍혜걸이 보여준 주말 부부의 삶, 오종혁 박혜수 부부의 신혼 일상까지, 그 어디에도 '와카남' 만의 신박한 특색은 없었다.

부부 예능을 만드는 게 죄는 아니다. 자사의 히트 프로그램을 자가 복제하는 것 또한 방송사의 자존심을 구길 수는 있어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의 큰 사건은 아니다. 생계를 위해 유사한 프로그램에 또다시 출연한 패널들에게 잘못을 물을 수도 없다.

하지만 '아내의 맛'이 어떤 과정을 거쳐 폐지가 됐는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출연자 함소원의 조작 방송이 긴 시간에 걸쳐 논란이 됐고, 결국 여론이 절정으로 악화됐을 때 '아내의 맛' 제작진은 갑작스럽게 함소원을 하차시켰고, 더불어 프로그램까지 시즌 종료 처리해버렸다. 방송 조작을 통해 시청자를 기만한 것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나 후속 대처는 없었다.

그러더니 돌연 두 달 만에 돌아와 '새로운 맛'을 운운하는 모양새다. 사과 한 마디 없이 시청자를 바보로 여기는 듯한 TV조선의 황당한 처사는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시청자들에게 '기만의 맛'을 느끼게 하려는 시도였다면 제작진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하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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