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 배명진, 이원준이라는 기회를 잡다 [인터뷰]
2021. 07.12(월) 07:00
배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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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그야말로 배우 배명진의 재발견이었다. '샤크'를 통해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한 그는 선 굵은 연기력과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대중의 뇌리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티빙 오리지널 '샤크 - 더 비기닝'(감독 채여준, '이하 '샤크')은 뜻밖의 사고로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학폭 피해자 차우 솔(김민석)이 종합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위하준)을 만나 자신의 한계를 하나씩 부숴나가는 리얼 생존 액션 영화다. 150만 구독자를 사로잡으며 카카오페이지 밀리언 페이지 웹툰에 등극한 '샤크'를 원작으로 했다.

특히 '샤크'는 지난달 17일 티빙에서 단독 공개된 이후 연일 인기 영화 순위 상위권을 유지,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배명진은 "생각보다 관심이 뜨거워서 감개무량한 느낌이 든다"라며 "최근 스페셜 상영회로 관객들의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 재밌다고 하더라. 아직까지 실감이 나질 않는다"라고 밝혔다.

극 중 배명진은 소년 교도소 내 목공 반장 이원준 역을 연기했다. 겉모습은 단순 무식하고 매우 거칠지만, 살아남기 위해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캐릭터다. 수틀리면 물불 가리지 않은 다혈질 성격으로 교도소 내 사건 사 고을 일으키며 극에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배명진은 "사실 가족들과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평소 제 모습과 많이 다른 캐릭터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오해를 하더라. 그런 부분을 풀고 싶지만 잘 소화해냈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대사 절반 이상이 욕으로 구성돼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 안에 있는 폭력적인 모습을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오디션 당시 배명진은 기회를 잡고자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를 펼쳤다. 그의 진심은 결국 제작진 마음을 흔들었고, '샤크'에 비중이 큰 이원준 캐릭터로 합류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무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민종태를 노리고 준비했는데 감독님이 이원준 대본을 주시더라. 리얼하게 연기하려고 미친 사람처럼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캐스팅 소식을 듣고 기뻤지만 부담감이 있었다. 원작이 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웹툰 속 이원준은 서울 출신에 삭발과 문신까지 있었다.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 보니 감독님이 설정을 바꿔주셨다. 덕분에 사투리만의 정서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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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은 이원준을 보다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조폭 출신의 유튜버들의 영상을 참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적재적소의 탁월한 애드리브들은 몰입도를 더했다. 그는 "업계에 계셨던 분들이 말할 때 재밌게 하더라. 자주 쓰는 용어가 아니었다. 허세가 들어가 있더라. 이걸 갖고 오면 캐릭터가 입체화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에 온순한 편이라 이원준과 싱크로율이 떨어진다. 상대방 말도 대부분 잘 듣는 편이다"라며 "철없던 어린 시절에는 폭력적인 모습들이 존재했다.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건들면 폭발했다. 그때의 심경을 잘 가져오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샤크'는 학원물인 만큼, 몸을 날려야 되는 액션신이 대다수였다. 실터치도 많았지만 배명진은 대부분의 액션 촬영을 본인이 직접 해냈다. 그는 "2개월 동안 액션스쿨을 꾸준히 다녔다. 제가 근육질 몸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줄넘기 등으로 기초 체력을 올리기 위한 운동을 계속했다"라고 밝혔다.

배명진은 "살도 안 빠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방심하면 빠지더라. 김민석과 위하준이 몸을 만드는 것도 고통스러웠겠지만, 저는 정신적으로 흔들리더라. 거울을 보면 자존감이 떨어졌다. 입을 옷이 없어지니까 데미지가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배명진은 '샤크'를 통해 김민석, 위하준 등 충무로 차세대 스타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각자의 이유로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두 사람과 대립 구도를 형성, 극에 쫄깃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에 대해 "나보다 3~4살 어린 친구들이다. 보통 사람들한테 동등하게 대하는 편이라, 두 사람도 편안하게 다가와준 것 같다. 너무 착한 배우들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액션스쿨을 함께 다녔다. 서로 몸을 부대끼면서 함께 땀을 흘리다 보니 금방 친해졌다. 사적인 자리를 많이 가지며 인간적인 모습도 봤다. 너무 좋은 동생들을 얻은 느낌이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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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연극, 뮤지컬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과 내공을 쌓아온 배명진은 2016년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남간호사로 등장,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MBC '투깝스',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리멤버'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가족들과 '신라의 달밤'을 봤다. 허당으로 나오는 차승원 선배가 정말 매력적이더라. 그 순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데 부모님의 반대가 정말 심했다. 어려운 직업이라는 걸 알고 계셨던 것 같다"라며 "방에서 일주일 동안 밥도 안 먹고 펑펑 울었다. 결국 엄마가 연기 학원을 보내주셨다. 지금은 부모님이 왜 그랬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수십년간 단역과 조연을 마다하지 않은 채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배명진은 3년 전 매너리즘에 빠졌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성장통이 있었다.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체돼 있고 올라가지 못하더라.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벼랑 끝에 몰리니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자아가 펑 터졌던 순간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했던 것 같다. 핸드폰 없이 하루를 보내거나 왼손으로 밥을 먹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편견이 깨지더라. 이후 삶의 자신감을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단단하게 무장한 배명진은 최근 SBS '홍천기',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JTBC '기상청 사람들' 등에 출연을 확정하는 등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꿈꿔왔던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칼을 간다'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가끔씩 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작품에 참여하지 못해 힘들었던 시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뜨거워진다"라고 설명했다.

배명진은 "사실 어릴 때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근데 점차 성장하면서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더라. 스스로에게 당당한 배우가 되고 싶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나는 속이지 못한다. 솔직하게 연기한다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배명진은 향후 포부도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솔직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잘못한 게 있을 때 숨기거나 도망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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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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