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남사친 여사친' 고은아·정준영이 허니문을, 굳이 왜?
2017. 07.13(목) 09:25
남사친 여사친
남사친 여사친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남녀 사이가 친구에 머무를 수 있을까?". '남사친 여사친' 출연진의 대답은 명확하게 "예"였다. 그러나 제작진의 생각은 달랐다. 평범한 이성 친구를 '썸' 혹은 '사랑'으로 규정하려는 설정과 상황들이 유쾌함 속에 불편함을 자아냈다.

SBS 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미안하다 사랑하지 않는다-남사친 여사친'(이하 '남사친 여사친')이 12일 밤 첫 방송됐다. '남사친 여사친'은 소위 남자 사람 친구, 여자 사람 친구로 통하는 이성 친구들이 신혼여행 명소로 사전 답사를 떠나는 여행 관찰 예능이다. 이에 첫 방송에서는 배우 고은아와 가수 정준영, 혼성그룹 코요태 멤버 김종민과 신지, 배우 예지원과 이재윤 그리고 허정민이 각각 팀을 이뤄 어떻게 인연을 맺고 친구가 됐는지, 그리고 얼마나 친한 관계인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은 신혼여행 명소인 푸켓으로 답사를 떠났다.

'남사친 여사친' 출연진은 하나같이 연예계 대표 이성 친구로 유명했다. 먼저 고은아와 정준영은 데뷔 전부터 각별한 인연을 유지했다. 정준영이 방송에 출연하기 전 인디 밴드로 활동할 당시 고은아가 밴드 자체를 집에서 먹여주고 재워줬을 정도였다. 김종민과 신지는 2000년 코요태 3집부터 인연을 맺었다. 신지가 코요태 객원 멤버로 투입된 김종민을 살뜰히 챙기며 정식 멤버로 자리 잡도록 도왔고, 최근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연예계 대표 남사친 여사친'을 묻는 질문에 당당히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예지원과 이재윤 그리고 허정민은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함께 호흡하며 술친구가 됐다. 이들은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도 출연하며 더욱 돈독해졌다.

각기 다른 계기로 인연을 맺은 출연진이지만 '남사친 여사친'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동일했다. 남녀 사이 우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무엇보다 자신들 사이에서는 절대로 이성적인 감정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출연진의 견고한 믿음에 거듭 질문과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특히 친구가 아닌 연인으로서 더욱 자연스러운 상황을 조성하며 출연진의 반응을 관찰했다. 고은아와 정준영, 김종민과 신지를 각각 한 방에서 재웠고 방마다 침대를 하나씩만 뒀다. 심지어 허니문 답사임을 일깨우듯 침대와 욕조에 장미 꽃잎을 흩뿌리거나 하트 무늬를 만들어 뒀다. 당황한 출연진이 "의도가 뭘까?"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장면마다 등장하는 자막은 제작진이 이들의 사전답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를 드러냈다. 여행지로 떠나는 와중에 '가는 길부터 이미 설렘 경보 발령'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가 하면, 낭만적인 분위기의 숙소를 훑으며 '사람 친구들이 잊지 못할 첫날밤 장소'라고 자막을 띄우거나 '이래도 사랑 안 할래?'라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다. 이성 친구와 한 침대를 써야 한다는 무리한 설정에 황당한 표정을 짓는 출연진의 얼굴 아래로 '입은 이미 귀에'라는 더 황당한 자막이 떠오르기도 했다.

자막을 비롯해 제작진이 출연진을 표현하고 이들의 우정을 연출하는 방식만 보자면, '남사친 여사친'은 이미 남녀 사이에 우정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듯 했다. 혹은 낭만으로 가득 찬 공간에 이성 친구를 방치한다면 이들에게도 우정보다는 사랑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너무 컸거나. 이로 인해 방송은 우정보다 사랑 혹은 '썸'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흘러갈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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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출연진은 작위적인 사랑에 비교적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종민과 신지는 간이침대를 추가해 따로 잠을 청했다. 고은아와 정준영은 같이 누운 침대에 칼같이 선을 긋고 넘어올 경우 베개를 날리는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어색한 분위기를 희석시켰다. 여기에 정준영이 막상 침대가 아닌 그 옆에 위치한 소파에 누워 잠자고, 새벽에 깬 고은아가 정준영에게 담요를 덮어주며 화답했다. 출연진 모두 여행 매너를 지키면서도 티격태격하며 친근함을 잃지 않았다.

그렇기에 '남사친 여사친'의 기획 의도와 시선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수년이 넘는 시간 돈독한 친구로 지내온 출연진을 데려와 굳이 신혼여행 답사를 즐겨야 하는 이유는 뭘까. 여행 첫날밤 한 방, 한 침대에서도 너무 평온하게 지낸 출연진의 모습에 제작진도 그 답을 찾지 못한 듯 보인다. '이럴 거면 왜 굳이 한 침대에서?'라는 자막이 붙었으니.

그리고 '남사친 여사친'의 남은 2회 안에도 그 답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연진의 허니문 답사를 통해 "여기를 연인과 왔어야 했는데"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거라면, 성공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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