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뷰] '슈퍼배드3'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악당 패밀리
2017. 07.26(수) 09:33
영화 슈퍼배드3 리뷰
영화 슈퍼배드3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치명적인 귀여움을 자랑하는 악당 미니언들, 애정 충만한 그루&루시 부부와 사랑스러운 세 딸이 돌아왔다. 새로운 캐릭터인 백만장자 쌍둥이 동생 드루와 시즌 통틀어 가장 개성 넘치는 복고풍 악당 브래트의 등장. 여기에 '슈퍼배드' 시리즈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퍼렐 윌리엄스의 생기발랄한 뮤직 '케미'까지 어김없이 꽉 찬 행복감을 전해주는 '슈퍼배드3'이다.

7월 26일 개봉된 '슈퍼배드3'(감독 피에르 꼬팽·카일 발다)은 지난 두 편의 시리즈와 스핀오프인 '미니언즈' 이후 오랜만에 돌아온 본편답게 시리즈의 연속성을 뚜렷하게 담고 있다. 시즌1 당시 달을 훔치기 위해 입양한 세 꼬마들과 정이 들며 본격 '츤데레 악당 아빠'가 된 그루는 시즌2에선 딸과 데이트하는 남자아이를 얼음으로 만들어버리는 못 말리는 '딸바보' 면모를 보였다. 또한 얼떨결에 악당퇴치연맹의 여성 요원 루시와 함께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당을 물리치고, 괴생물체로 변이된 미니언을 구했으며 루시와는 결혼에 골인했다.

'슈퍼배드3'은 그 이후, 완벽한 가족이 되어가는 그루&루시 패밀리의 모습을 그렸다. 악당퇴치연맹에서 함께 일하는 환상의 부부 요원 그루&루시는 희대의 악당 브래트를 잡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브래트는 시즌 통틀어 가장 개성 넘치는 악당이다. '어깨뽕'이 잔뜩 들어간 우스꽝스러운 보라색 슈트와 풍선껌을 씹어대는 허세, 장발 스타일까지 촌스럽기 짝이 없다. 과거 잘나가는 tv시리즈 아역배우 출신이지만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한 철 지난 스타란 설정을 녹여낸 복고풍 캐릭터. 그는 자신을 무시하고 등 돌린 할리우드와 대중들에 복수할 계획으로 가득 차 있다. 악당 짓을 저지르기 전 카이프로 음악을 듣고 마이클 잭슨의 '배드'에 맞춰 문워크를 하거나 폭탄 큐브와 풍선껌을 활용한 구식 액션이 볼거리다.

그루&루시는 브래트를 놓쳤단 이유로 권고사직을 받고, 이때 실직한 그루가 "삶의 목표도 없고 패배자 같다"고 좌절감에 휩싸인 모습은 그야말로 가장의 무게를 느끼는 중년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런 남편에 "지난 일은 잊고 앞을 바라봐"라고 위로하는 루시는 다정하고 상냥한 아내다. 또한 세 딸의 엄마가 되기 위해 서툴지만 애정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 두 사람을 위해 서프라이즈 저녁을 대접하는 세 딸의 기특한 행동과, 이들의 실직 소식에 그토록 아끼는 유니콘 인형까지 팔아 생활비를 보태려는 막내딸 아그네스의 깜찍한 행동은 이번 시리즈에서 더욱 강화된 가족애란 키워드를 내포한다.

반면 실직한 그루가 악당으로 돌아올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던 미니언들은, 그의 악당 은퇴 선언에 배신감을 느끼며 시즌 최초로 갈등을 빚는다. 가출을 감행하며 빗나간 미니언들의 소동은 극의 유쾌한 활력소가 된다. 우연찮게 들어간 TV쇼 오디션 현장에서 급작스럽게 부르는 '떼창 오페라'는 화려한 쇼비즈니스적 기능을 충족하고, 감방 생활을 하게 돼 죄수복 차림을 한 채 바나나 타투를 새기거나 수감 중인 다른 악당들을 괴롭히는 신은 다크 미니언의 깜찍한 사악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미니언들이 문득 그루와 함께 했던 추억과 그 소중함을 떠올리곤 결국 탈출을 감행하는 신에선 역대급 재기 발랄 감옥 탈출신이 완성되기도 한다.

이번 시즌은 이처럼 그루의 은퇴 선언과 가장으로서의 고민, 루시의 엄마 되기, 미니언의 반란 등 유독 부수적 에피소드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기본 축을 담당하는 건 새 등장인물 드루다. 그루의 억만장자 쌍둥이 동생 드루의 등장으로 인해 이들 형제가 위대한 악당 가문의 후예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이후 그루는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드루는 가문을 잇는 악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형제 콤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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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배드3' 시리즈는 드루 패밀리의 가족애와 미니언들과의 동료애를 부각하며 근원적 휴머니즘을 강화했다. 동시에 지난 1 시즌부터 계속돼 온 그루의 성장 드라마를 완성하고 있다. 실제 지난 시즌 통틀어 그루 캐릭터 형성과정을 보면 그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냉담한 반응에 낙심하며 자란 탓에, 소심하고 표현에 서툴러 왕따를 당하는 소년이었다. 이후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배워 본 적 없이 표면적으로만 어른이 된 상태였다. 애니메이션이란 장르성을 배제한다면 그루는 이같은 결핍 상황으로 인해 보통 사람들에겐 비현실적이고 유치한 '악당'이란 존재를 추구하며,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온갖 허황된 악당 행각을 계획하는 철없는 몽상가였다.

하지만 그런 그루가 매 시즌 새로운 관계의 형성 속에 심리적 갈등을 겪으면서도 결국 이를 극복하고 포용해나가는 모습은 '다 큰 어른의 성장드라마'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번 시즌 또한 매사 천하태평하고 악당 자질이 미흡해 번번이 위기를 일으키는 동생 드루를 못마땅해하면서도 결국 동생을 지키는 든든한 형으로서 성장하는 그루가 있다. 이는 앞서도 구분하기 힘든 미니언들을 유일하게 분류해내고 이름을 불러주거나, 말괄량이 소녀들에 질색하면서도 못 이기는 척 정을 주고,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악당 소굴로 뛰쳐 들어가는 등, 시즌 내내 '슈퍼배드'란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어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당 드루의 본질이기도 하다. '슈퍼배드' 시리즈가 온갖 깜찍함과 환상적인 공상력으로 중무장했을지라도, 이처럼 내재된 스토리의 깊이는 시즌을 거듭하며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영리하고 재치 있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슈퍼배드3'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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