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살아있다', 마지막 사이다는 좋아요 막장 과정은 글쎄요 [종영기획]
2017. 10.15(일) 07:01
언니는 살아있다 포스터
언니는 살아있다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언니는 살아있다'가 사이다 같은 통쾌한 결말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마냥 후련해하기엔 지나치게 지난했던 과정들이 아쉬움을 남겼다.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연출 최영훈)가 13일 밤 방송된 68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사군자(김수미)가 죽음에서 돌아왔고 비키 정(전수경)이 나서 악녀 양달희(김다솜)를 응징했다. 또 이계화(양정아)도 양달희와 함께 경찰에 잡힌 뒤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다. 두 악녀 양달희, 이계화와 달리 잘못을 뉘우친 구세경(손여은)은 아버지 구필모(손창민) 회장의 조사를 도우며 설기찬(이지훈)을 친동생으로 인정했고 친구로 남은 김은향(오윤아) 품에서 숨을 거뒀다.

이 가운데 민들레(장서희)는 구필모와 결혼하며 배우로 재기했고, 강하리(김주현)는 작가로 성공한 구세준(조윤우)과 만나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또한 김은향은 구세경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유치원에서 조환승(송종호)과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다.

당초 '언니는 살아있다'는 양달희, 구세경, 이계화의 악행으로 인해 한날한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 여자 민들레, 강하리, 김은향의 자립갱생기로 여성들의 우정과 성공을 그린 드라마였다. 마지막 회는 이 같은 드라마의 기획 의도에 부응하는 꽉 닫힌 행복한 결말이었다.

그러나 행복한 결말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마지막 회에 이르기까지 드라마가 유독 지지부진하고 답답한 전개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니는 살아있다'는 드라마에서 한 번쯤 나올 법한 자극적인 소재들을 모두 선보였다. 추태수(박광현)와 구세경의 불륜, 양달희의 설기찬에 대한 배신, 이계화의 성공을 위한 권모술수 등 세 악녀의 악행은 한도 끝도 없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 가운데 사군자는 죽었다가 돌아왔고, 비키 정이 새로 투입돼 해결사로 활약했다. 죽은 사람도 죽었다고 확신할 수 없고 언제 새 캐릭터가 등장할지 모르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이는 때로는 흥미를 유발했으나 때로는 시청자를 지치게 하며 '언니는 살아있다'를 어쩔 수 없는 '막장'의 굴레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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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개는 김순옥 작가의 작품에서 유독 자주 등장한 방식이었다. '점만 찍어도 캐릭터가 살아나는' 전설적인 드라마 '아내의 유혹' 이후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에서 하나같이 극성맞은 전개 방식을 선보였던 것. '언니는 살아있다'까지 매 작품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김순옥 작가의 작품 흥행에는 항상 '막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문제는 '막장도 장르'라고 눙치고 넘어가기에는 캐릭터의 균형이 지나치게 무너진다는 점이다. 마지막 회에서 극한의 통쾌함을 선사하기 위해 드라마는 매회 말도 안 되는 악행을 축적했고, 이 과정에서 착한 주인공 캐릭터는 묻히고 악인 캐릭터들이 전면에 나섰다. 분량이 많아진 만큼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과 조명도 악인들에 치중됐고 그들에 대한 응징만이 드라마의 존재 의의로 남았다.

그나마 '언니는 살아있다'에도 특별 출연한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이유리) 같은 경우 독특한 마성의 매력으로 시청자의 찬사를 받았으나 다른 작품을 비롯해 '언니는 살아있다'는 악역들로 이렇다 할 매력을 남기진 못했다. 구세경이 죄를 뉘우치고 김은향과 친구가 돼 죽음을 맞는 과정이 일말의 여운을 남겼을 뿐, 양달희나 이계화 등의 실명 혹은 정신이상 등의 인과응보는 이 전에도 수차례 등장한 방식으로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닐슨코리아 전국 평균으로 20%를 넘었다는 '언니는 살아있다'의 시청률은 드라마를 향한 시청자의 지지도가 아니라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식의 호기심의 발현이었다. 드디어 갈등이 해결됐다는 안도감이 아니라, 이렇게라도 끝났다는 부정적인 후련함이 팽배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심지어 민들레, 김은향, 강하리가 같은 위기를 겪으며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이 드라마의 유일한 긍정적 의미조차 양달희, 이계화의 거듭된 악행에 대한 응징으로 퇴색됐다. 결국 마지막의 해피엔딩, 권선징악, 인과응보 식의 전개나 결말이 모든 것을 상쇄해주지는 않았다. 이에 '언니는 살아있다'는 끝까지 완성도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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