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MBC 사장 최승호 취임 '5일 후', 정상화 위한 발걸음
2017. 12.12(화) 17:18
MBC 파업
MBC 파업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MBC가 신임 사장이 된 최승호 PD를 맞으며 개혁의 물꼬를 텄다. 최승호 사장 취임 5일 후, 그간 반가운 얼굴이 속속 MBC로 돌아왔고, 주요 부서의 인사가 대부분 바뀌는 등 방송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MBC는 지난 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공정한 논의 과정을 거친 끝에 '뉴스타파' 최승호PD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승호 PD는 1986년 MBC PD로 입사해 'PD수첩' 등을 연출한 인물로, 2003년 전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을 맡은 전력이 있다. 2010년 MBC에서 해직돼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로 이적, 영화 '자백' '공범자들'을 연출하는 등 언론 비판적인 행보를 이어온 바 있다.

▶ 12월 8일 '1일 후', 'MBC 뉴스데스크' 물갈이

최승호 사장의 취임 첫날, MBC는 자사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MBC 뉴스데스크' 재정비에 나섰다. 취임 당일 저녁 8시 예정돼 있던 생방송을 앞두고 평일 진행을 맡고 있던 이상현 앵커, 배현진 앵커와 주말 진행을 맡았던 천현우 앵커, 김수지 앵커가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임시 체제를 거쳐 12월 18일부터 박성호 기자와 손정은 아나운서가 평일 앵커로, 주말 앵커로는 김수진 기자가 나선다.

특히 'MBC 뉴스데스크' 최장수 진행 기록을 노리고 있던 배현진 앵커의 낙마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가 지난 2012년 MBC 총파업 당시 사측의 편에 섰고, 이후 승진을 거듭하며 사측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이번 총파업 당시 화제가 됐기 때문. 배현진 앵커는 MBC 노동조합 측으로부터 '부역자'라는 비난을 받았고, 그와 맞부딪힌 인사들이 부당 전보를 받았던 사실들이 연이어 밝혀지며 도마에 올랐다. 최승호 사장 역시 과거 배현진 앵커와 관련된 부역자 논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바 있었고, 이에 취임 당일 즉각 'MBC 뉴스데스크'에 조치를 취하며 방송 정상화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또한 MBC 측은 당분간 'MBC 뉴스데스크'라는 타이틀을 내리고 'MBC 뉴스'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도국 측은 "뉴스데스크가 국민들의 알 권리에 대해 제 역할을 못해 시청자 여러분께 남긴 상처들을 반성한다. 뉴스를 재정비해 빠른 시일 안에 정확하고 겸허하고 따뜻한 'MBC 뉴스데스크'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전하며 방송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 12월 11일 '4일 후', 명예로운 복귀

최승호 사장은 8일 "노사합의에 따라 해직자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의 해고를 무효로 하고 2017년 12월 8일 자로 전원 복귀시킨다"는 인사발령을 발표했다. 이에 지난 2012년 MBC 노조 홍보국장으로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이용마 기자를 비롯해 정영하 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박성호 MBC 기자협회장, 노조위원장 출신 박성제 기자 5인이 11일 오전 서울 상암 MBC 본사에 복직 후 첫 출근했다.

특히 이날 세간의 주목을 받은 이는 2098일 만에 복직하게 된 이용마 기자였다. 이용마 기자는 해직 후 복막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등을 집필하며 언론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최승호 사장과 함께 나란히 출근한 이용마 기자는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2012년 3월 해고되던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용마 기자는 "우리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지난해 겨울 엄동설한을 무릅쓰고 나와 준 촛불시민들의 위대한 함성 덕분이다.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 그분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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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2일 '5일 후', 평사원 신동호·'PD수첩' 정상화

12일 MBC는 또 한 번 추가 인사발령을 발표했다. 강재형 아나운서가 신임 아나운서 국장 자리에 오르고, 신동호 아나운서는 평사원으로 발령이 났다. 신동호 아나운서는 그간 신동진 아나운서에 대한 부당전보를 비롯해 후배 아나운서들의 설 자리를 빼앗은 정황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최승호 사장은 취임 당일 출연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동호 국장에 대해 "과거 아나운서국에서 무려 11명의 아나운서가 떠나가도록 만든 장본인"이라고 말하며 합당한 절차를 거쳐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신동호 아나운서가 낙마한 자리는 강재형 신임 국장이 채웠다. 1987년 MBC 편성국 아나운서팀으로 입사, 김장겸 전 사장과 동기인 강재형 국장은 MBC '우리말 나들이'를 기획·제작하고 지난 2013년 한국 아나운서 대상을 수상한 MBC 간판 아나운서다. 지난 2012년 파업에 참가한 이후 부당 전보를 받아 최근까지 기술 업무를 맡아 왔다. 부당 전보당했던 그가 아나운서국으로 돌아오면서 그간 인력 누수를 겪던 MBC 아나운서국 역시 정상 궤도에 올라서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MBC는 이날 아나운서국을 비롯해 편성국, 시사제작국, 라디오국, 뉴미디어뉴스국, 선거방송기획단 등에서 64명 대규모 인사를 단행해 개혁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시사제작국장에는 전동건 기자, 논설위원실장에는 황외진 기자가 임명됐다. 전동건 기자, 황외진 기자 역시 2012년 파업에 참여했었고 비제작부서로 부당 전보를 당한 바 있다.

또한 MBC는 이날 시사프로그램 'PD수첩' 특집 방송을 통해 지난 7년 간 MBC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집중 취재해 보도한다고 밝혔다. MBC가 처한 냉정한 현실을 돌아보기 위해 지난 5일과 6일 양일 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2000명 시청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와 탄핵 국면에서 모든 언론사가 사용한 보도 어휘의 차이를 편견 없이 비교 분석해 본다는 방송 예고가 이뤄진 것.

특히 이날 방송은 손정은 아나운서가 스페셜 MC를 맡아 상징성을 더한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2012년 MBC 총파업에 참여했고, 이후 아나운서 업무와 무관한 사회공헌실로 부당 전보를 당한 바 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국 복귀에 이어 13일 MBC 특별 생방송 '나눔으로 행복한 나라'에서 신동진 아나운서와 공동 진행을 맡으며 MBC 개혁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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