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교양인 척, 잔혹하기만 한 예능 프로 ‘연애도시’
2017. 12.22(금) 12:50
연애도시
연애도시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가 교양 프로그램인 것 마냥 탈을 쓰고 있다.

SBS 파일럿 3부작 ‘잔혹하고 아름다운 연애도시’(이하 ‘연애도시’)는 교양 프로그램인 것 마냥 하고 있지만 실상 예능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지난 11월부터 12월초까지 방송된 ‘나를 향한 빅퀘스천’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연애도시’는 처음 만난 남녀가 서로 과거의 사랑 이야기를 알고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나를 향한 빅퀘스천’은 ‘나는 행복한가’ 등 인생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가치를 찾고자 사랑, 결혼, 부부, 천직 등을 주제로 세계 각국의 군상을 담아냈다.

2회까지 방송된 ‘연애도시’는 과거 숱한 논란을 낳은 ‘짝’과 다를 바 없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연애도시’는 과거를 알고도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충실한 것처럼 보여주는 ‘척’ 했다. 여섯 남녀가 황혼이 지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매번 각자 자신의 과거 연애사를 털어 놓는 모습을 매 회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잠시일 뿐.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남녀, 그 안에서 제작진의 의도대로 남자, 혹은 여자가 데이트 기회가 주어지고 선택된 상대는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은 ‘짝’에서 수없이 봐왔던 패턴이다. 더구나 2회부터는 서로 엇갈리는 남녀의 감정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나를 향한 빅퀘스천’은 프리젠터를 통해 ‘짝과 사랑’ ‘부부’ 등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보여주는 독특함을 담아내고 이에 대한 프리젠터에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특히 1, 2부로 구성된 ‘짝과 사랑’ 편, 3부 ‘부부’는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들이 많았다. 인형을 사랑하는 남자, 전통적인 결혼 형태에 반하는 폴리아모리, 코페어런팅, LAT(따로 떨어져 사는 부부) 등이 소개 됐기 때문이다.

허나, ‘빅퀘스천’은 자극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위해 이들이 기존의 규범과 다른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인지를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그리고 ‘행복을 위해 올바른 질문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무엇보다 기존의 다큐멘터리와 달리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내 예큐멘터리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빅퀘스천’과 ‘연애도시’는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교양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빅퀘스천’과 달리 ‘연애도시’는 ‘연애 과거사를 알고도 남녀가 사랑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깊은 고찰이 전혀 묻어 나지 않는다.

더구나 ‘연애도시’는 ‘짝’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이 얼마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벼이 여기고 있는지는 예고편을 통해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연애도시’ 제작진은 예고편을 통해 ‘2017년 최고의 문제작(…이고 싶다)’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를 보더라도 ‘연애도시’는 남의 뼈 아픈 과거 연애사를 흥미거리로 전락시킨 셈이다.

'연애도시'는 ‘남’의 연애사를 단순 유흥거리로 만들어 타인을 몰래 들여다 보는 대중의 비틀어진 관음적 욕망을 충족시켜 화제성을 노리고자 하는 잔혹하기만 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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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 출처=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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