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페미액션 이가현 "강남역 살인 사건 후 사회 변화 필요성 느껴" (KBS 스페셜)
2018. 10.18(목) 22:24
KBS 스페셜 불꽃페미액션
KBS 스페셜 불꽃페미액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KBS 스페셜'에서 불꽃페미액션 활동가 이가현 씨가 '상의 탈의 시위'에 대해 이야기했다.

18일 밤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KBS 스페셜'에서는 '2018 여성, 거리에서 외치다' 편이 전파를 탔다.

2018년 6월 2일, 페이스북 코리아 앞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20대 여성들이 경찰과 취재진에게 둘러 싸였다. 이들은 '상의 탈의 시위'를 했던 불꽃페미액션. 단숨에 뜨거운 감자가 된 그들의 진짜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상의를 벗어던진 20대 여성들. 경찰은 미리 준비해둔 담요로 이들의 가슴을 가렸다. 이들은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 우리는 음란물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불꽃페미액션 이가현 씨는 "왜 여성의 나체는 무조건 음란물이냐. 맥락과 상관 없이. 한 두명이라도 용기를 얻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시위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정당한 의문을 제기했다는 공감과 지나친 노출이 불편했다는 비난 여론이 팽팽히 맞선 것.

불꽃페미액션 활동가인 이가현 씨는 올해 대학을 졸업했다.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림을 그리는 일상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 그 중에서 가슴은 섹시하게 드러내야 하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여성의 몸을 음란하게 보는 시선은 잘못된 거라며 불꽃페미액션은 '상의 탈의 시위'를 기획하게 됐다.

하지만 불꽃페미액션의 이 같은 운동을 페이스북에서는 음란물로 규정했다. 이에 이가현 씨는 "sns에 올리자마자 삭제돼서 사실은 반응을 접할 새가 없었다"고 했다. 여성의 신체를 드러냈다는 것만으로 음란물 취급을 받은 것.

이가현 씨는 "남성이 몸은 그대로 게시 돼 있다. 그런 사진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건 되고 왜 우리의 사진은 안 되는지 화가 났다"면서 "이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시위를 하자고 했다"고 했다.

또한 이가현 씨는 "불법 촬영 문제가 굉장히 여성들을 옥죄고 있었지 않았나. 화장실에서의 공포, 성관계 영상이 촬영될 수 있다는 공포. 내 몸을 불법 촬영물로 만드는 사회에 대해서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니 그렇게 소비하지 말아라'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불꽃페미액션의 '상의 탈의 시위'로 페이스북 측은 게시물 삭제는 오류였다며 삭제한 게시물 모두 복구했다.

실제로 뉴욕시는 오랜 사회적 합의를 거쳐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상의 탈의를 합법화했다.

이가현 씨는 "여성은 보여지는 성이라고 하더라. 항상 시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일 지를 신경 쓰는 게 당연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도 딸들을 관리하잖나. 좀 더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하도록"이라면서 여성을 향한 사회적 억압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여자다움을 강요받고 이를 잘 따르도록 학습돼 왔다. 하지만 남성과 차별없이 교육을 받아오며 자라온 여성들은 이러한 편견들에 의문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불꽃페미액션 활동가인 이가현 씨도 마찬가지였다. 이가현 씨는 "저는 어렸을 때 가족들의 기대를 많이 받으면서 살았다. 반항 한 번 해본 적 없었다"면서 "고등학교 들어오면서 좀 이상했던 것 같다. 학교 건물에 글로벌 여성 리더의 산실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왜 글로벌 리더가 아닌 글로벌 여성 리더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고 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친구들이 겪는 성폭력을 알게 됐다는 이가현 씨는 "여자라는 것은 좀 특별히 조심해야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게 이상했다"고 했다.

지난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통해 여성이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깨달았다는 불꽃페미액션 이가현 활동가.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강남역 10번 출구엔 추모의 글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기 시작했다. 이에 이가현 씨는 "그게 나 일수도 있다는 공포를 심하게 느꼈다. 이건 조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일상에서의 공포와 두려움을 눈앞에 마주한 사건이었다. 하윤정 씨는 "공중화장실은 하루에도 볓번이고 갈 수 있고, 그날에 우연히 갔던 사람이 일을 당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부분에서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가현 씨 역시 "그때부터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가현 씨가 거리로 나온 이유는 사회가 요구하는 시선이 아닌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과 삶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외치기 위해서였다. 이가현 씨와 불꽃페미 액션 활동가들이 동해 바다를 찾았다. 여성의 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선을 바꾸려는 활동은 지금도 현재 진행중이었다.

이가현 씨는 "오히려 그런 과격한 행동을 해서 여성 혐오를 부추기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거기에 만족한다. 충격적인 사진,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 자체가 진보가 아니겠느냐. 뭐든지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에게 과격하다는 말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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