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수, 가수로 시작한 ‘인생 3막’ [인터뷰]
2019. 11.18(월) 06:30
가수 이향수 인터뷰
가수 이향수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이향수 한국프로복싱연맹(KPBF) 회장이자 가수인 이향수(51)는 자신의 과거를 ‘어둠’에 빗대 표현했다. ‘이향수’라는 이름 속에서 당당하게 살았지만, 소위 말하는 ‘어둠의 세계’에 몸담았음을 고백했다.

과거가 어둠이라면 현재는 ‘빛’이었다. 노래로 행복을 전하고, 봉사로 마음을 전하고 있는 그는 “세상에 빛이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하며 웃었다.

그의 과거 이야기는 솔직했다. 초등학교 때, 아는 형에게서 선물 받은 복싱 글러브를 시작으로 복싱의 매력에 빠졌던 그는 피가 잘 멎지 않는다는 한계에 부딪혀 운동을 계속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였고, 10대 때부터, 마흔을 넘겨서까지 “조직 생활을 하며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살았다”고 말했다.

물론 흔히 생각하는 폭력적 성향의 조직원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그 세계를 나쁘게만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싶었다. 정의로운 건달이 되고 싶은 개혁가였다. 그렇지만 혼자서는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던 시기 복싱을 다시 시작하게 됐고, 봉사 활동에 매력을 느껴 조직 활동을 정리하게 됐다고 했다.

“조직에 오랜 시간 몸을 담았지만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한다. 그래도 살아온 게 꼬리표처럼 남아있기 때문, 섣불리 움직이면 내가 쌓아온 이향수도, 미래의 이향수도 무너진다는 생각이 있다. 늘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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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복싱연맹 회장이자, 유명 봉사단체 회장으로서 인생 2막을 걷던 그가 ‘가수’라는 새 분야에 눈을 돌린 것은 절친한 형인 가수 추가열(52) 덕이었다. 봉사를 통해 인연을 맺은 추가열의 손에 이끌려 녹음실을 찾은 것이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줬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주변의 시선이 두려웠다고 했다. 이향수는 “그 세계에서는 노래하는 사람을 딴따라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노래를 시작하면 지금껏 살아온 그 세계에서 날 어떻게 생각할까 고심했다. 그렇지만 ‘이향수’라는 이름으로 그 속에서 당당히 살았기 때문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 같았다. 이 기회가 아니면 녹음을 못 할 것 같아 2017년 11월 추가열 형님 손에 이끌려 녹음실에 가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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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탄생한이향수의 가수 데뷔곡은 지난해 2월 낸 ‘단심가’다. 추가열이 작사, 작곡한 이 곡은 한 존재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한 트로트 곡으로 이향수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절제된 목소리를 느끼는 것이 감상 포인트다.

성인가요계에서 최고로 꼽히는 스타작곡가의 곡으로 데뷔한다는 것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라고 여길 수 있을 만큼의 기회다. 그렇지만 이향수는 한동안 “무대가 부끄러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내 삶에서 어둠의 비중이 컸기 때문, 누가 나를 알아보고 ‘이향수가 왜 저기서 노래를 할까’라고 생각하는 게 두려웠다. 과연 그 친구가 내게 질문을 하면 난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를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움츠러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용기를 얻었다. 봉사를 하면서 만난 어르신들이 용기를 준 것 같다. 주로 어르신들 앞에서 음악 봉사를 하며 노래를 불렀는데 ‘너는 아까워. 서울 가’라는 말이 힘이 됐다”라며 “내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며 내가 행복해졌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내게도 행복으로 돌아온 다는 것을 느낀 후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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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수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향수는 KBS1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를 통해 전국구에 이름을 알렸다. “어둠이 아닌 밟음의 이향수”라는 의미를 담아, 흰색 옷을 입고 등장한 그는 과거사와 현재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우승은 놓쳤지만, 투박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부른 추가열의 ‘소풍 같은 인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제 막 ‘인생 3막’을 시작한 만큼 포부도 남달랐다. ‘신인 가수’이니만큼 “어떤 무대든 올라갈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투박한 목소리와 자신의 삶이 같다며 “묵은 김치처럼, 시간이 갈수록 묵어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전했다.

그는 “(앞으로의 인생은) ‘소풍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 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주는 사랑의 달콤함을 알았다. 그 분들이 즐거워하고 응원을 해줄 때 그게 행복이라 생각했다. 남이 행복할 때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무대에서 느꼈기 때문, 진정한 자신감을 갖고 노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노래는 내 인생에서 마지막까지 함께 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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