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개그콘서트' 초라한 종영, 韓 코미디의 현주소 [TV공감]
2020. 06.26(금) 12:05
KBS 개그콘서트
KBS 개그콘서트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TV에서 스티비 원더의 '파트 타임 러버(Part Time Lover)'가 들려오면 전국민이 월요일이 다가온다는 현실에 좌절하던 시절이 있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던 장수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6일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1050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KBS 측은 21년 만의 휴식기라고 설명했지만, 사실 상 귀환 여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는 그간 '개그콘서트'를 빛냈던 코미디언들이 총출동해 21년 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 '개그콘서트'=韓 코미디의 역사

1999년 9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당시 방송가의 패러다임을 뒤바꾼 쇼였다. 콩트 형식으로 세트장에서 진행되던 코미디 프로에 콘서트 형식을 접목했고, 나아가 '공개 코미디'를 대한민국 코미디의 표준 포맷으로 만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바나의 아침'으로 시작해 '봉숭아 학당' '수다맨', '꽃봉오리 예술단', '마빡이' '집으로' '키컸으면' '황해' '분장실의 강선생님' '애정남' 등 수많은 인기 코너를 배출했다. '개그콘서트'의 역사가 곧 한국 코미디의 역사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인 수많은 유행어가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다.

배출한 스타들은 일일이 적기도 어려울 정도다. 전유성 심현섭 김지혜 김영철 김경희 김준호 백재현 김미화 김대희 등 원년 멤버를 비롯해 정형돈 정종철 박준형 강성범 김병만 이수근 신봉선 유세윤 박성광 윤형빈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코미디언이 '개그콘서트'를 거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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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변화, 몰락하는 공개 코미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긴 시간 동안 코미디 트렌드는 계속해 변화했다. 후발 주자인 SBS '웃찾사' MBC '개그야' 등이 줄줄이 종영을 맞는 동안, '개그콘서트'는 초창기 다소 유치한 개그 코드부터 2000년대 초반의 통렬한 사회 풍자 개그까지 스펙트럼 넓은 코너들을 펼쳤다. 유연하게 프로그램의 색깔을 바꾸며 시대에 적응하는 것이 곧 '개그콘서트'의 장수 비결이었다.

하지만 TV 대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찾는 뉴미디어 시대, 5분짜리 숏 비디오가 대세인 시대의 흐름에는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2015년부터 한 자릿수로 떨어진 시청률은 반등하지 못했고, 화제성 역시 현저히 떨어지며 SBS '미우새' 등 동시간대 경쟁 예능에 밀려났다.

문제는 '개그콘서트'의 종영이 국내 코미디계 전체를 뒤흔든다는 데 있다. '개그콘서트'가 멈추면서 KBS는 공채 개그맨 선발을 중단했다. 장르의 부흥을 일으킬 수 있는 신인 코미디언 발굴의 장이 사라진 것이다.

현재 살아남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tvN '코미디 빅리그'가 유일하다. 하지만 '개그콘서트'의 위상과 화제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 이미 많은 코미디언들이 개인 유튜브나 일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대한민국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는 활동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코미디라는 장르의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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