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자유'와 넘지 말아야 할 '선' [TV공감]
2021. 04.02(금) 18:15
철인왕후 조선구마사
철인왕후 조선구마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창작의 자유는 보장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넘지 말아야 할 선도 분명하다. 자신들이 만든 창작물들이 이미 일어난 역사들을 변색 또는 왜곡할 만한 여지가 있다면 이미 그 선을 넘은 것이다. 최근 몇몇 작품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을 시청자들의 정도를 넘은 예민함 탓이라고 치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최근 드라마 '철인왕후'와 '조선 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조선 구마사'는 중국식 소품과 음식 사용, 태종에 대한 폭력적인 묘사 등으로 첫 방송 만에 동북공정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이 어떠한 의도도 없다며 사태 진압에 나섰지만 시청자들이 조직적으로 협찬사와 제작사를 압박하면서 결국 2회 만에 폐지됐다.

'조선 구마사' 논란은 같은 작가가 집필을 맡았던 '철인왕후'로 옮겨 붙었다. '철인왕후'도 방송 당시 실존인물을 희화화하고, 조선왕조실록과 종묘제례악을 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바 있다. '조선 구마사'로 해당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주연 배우들이 광고로 활동 중인 업체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또한 네이버 TV, OTT 플랫폼 티빙에서 다시 보기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두 작품의 논란에 대해 시청자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최근 중국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국내 제작 환경에 침투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두 작품의 논란을 반중정서와 결부시키기 한다. 특히 '철인왕후'가 논란에도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했으니, '조선 구마사' 논란에 시청자들이 예민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조선 구마사' 사태 당시 예상보다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이렇게 클 줄을 몰랐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였던 것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시청자들이 예민했던 걸까. 몇몇 예를 살펴보면 시청자들이 예민하다고만 치부할 수 없다. 일례로 '철인왕후'에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된 것을 두고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로 받아들이는 해외 드라마 팬들의 반응이 게재되기도 했다.

또한 중국 누리꾼들은 '조선구마사'에서 등장한 중국 음식과 소품, 중국풍 의상들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쳐갔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자료를 만들어 SNS에 조직적으로 게재해 해외 여론 몰이를 하기도 했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고 하지만, 문제가 된 부분들이 그런 의도들로 확산되고 있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문화의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창작자들의 안일함이 만든 논란들. 창작의 자유를 막론하고, 본인들이 선을 넘어도 한참을 넘은 것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철인왕후', SBS '조선구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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