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몰라요' 안희연, 연기를 시작한 이유 [인터뷰]
2021. 04.14(수)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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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안희연, 대중에겐 'EXID 하니'라는 예명이 더 익숙한 배우다. 그런 그가 연기 데뷔작으로 '어른들은 몰라요'를 선택할 때에는 큰 기가 필요로 했다. 하지만 주변의 공감과 응원에 힘입어 가수 하니는 비로소 배우 안희연으로서의 당당한 첫발을 내디들 수 있었다.

안희연은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감독 이환·제작 돈키호테엔터테인먼트)에서 집을 나온 가출 청소년 주영 역을 연기했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임산부가 된 18세 세진(이유미)이 세상 밖으로 나가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박화영'을 통해 적나라한 10대 일상을 보여준 이환 감독의 신작이다.

'어른들은 몰라요'는 우리에게 EXID 하니로 더 유명한 안희연의 연기 데뷔작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몰라요'는 '박화영' 때와 마찬가지로 청소년 성범죄, 마약 등 무겁고 민감한 소재를 주로 다루는 바, 안희연이 첫 연기 도전작으로 '어른들은 몰라요'를 선택했다는 게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안희연 역시 처음엔 영화 출연을 고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에 대본을 받아 읽었지만, 워낙 스토리가 강하고 연기 경험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환 감독은 계속해 "한 번만 만나보자" 제안했고, 결국 안희연은 EXID 콘서트를 위해 일본으로 떠나기 전 이환 감독과 마주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안희연은 "사실 그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떤 말을 해야 하고, 어떤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스토리가 이해가 안 된다는 말부터,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 등, 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털어놨다. 사실 '박화영'도 보지 않았을 때라 감독님이 기분 나빠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나 내 얘기를 흥미롭게 받아주셨다. 그런 감독님의 모습에 '박화영'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박화영'을 보고 나선 '이런 감독님과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의 '이 영화가 많은 걸 바꿀 것 같진 않지만, 바꾸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에요'라는 말이 공감돼 출연을 결정지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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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안희연은 연기 경력이 없는, 신인 배우에 불과했다. 때문에 촬영을 앞두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 연기를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연기를 배워본 적도 있지만, 배우가 순전히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처음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런 안희연에게 한줄기 빛이 됐던 건 이환 감독의 워크숍 시스템이었다. 두 달간의 워크숍을 통해 안희연은 매일 주영에게 한 걸음씩 가까워지며 첫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단다. "합숙이 아니었음에도 매일 워크숍에 참석해 대본 연습을 했다"는 안희연은 "스케줄도 없었기 때문에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도 매일 촬영장을 방문했다. 내 촬영을 위해, 내 촬영이 없어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기 위해서였다. 아무런 촬영이 없을 땐 카페에서 감독님과 만나 영화에 대해 물어봤다. '어른들은 몰라요'를 촬영하는 몇 개월이 내게 짙게 남았을 정도로 그땐 영화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회상했다.

촬영장에 매일같이 방문한 건 안희연 뿐만이 아녔다. 동료 배우 이유미 역시 자신의 촬영이 없음어도 항상 촬영장을 지키며 안희연의 몰입을 도왔다. 안희연은 "유미는 정말 최고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제가 알에서 나온 오리 새끼라고 치면, 유미는 오리 엄마였다. 영화 촬영장이 익숙지 않은 날 위해 스태프 얼굴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워드 파일로 정리해 내게 선물해 주기도 했고, 자신의 촬영이 끝났음에도 몇 시간씩 내 옆에서 연기 호흡을 맞춰줬다. 덕분에 촬영장에 더 빨리 익숙해지고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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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안희연은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에 힘입어 첫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첫 도전인 만큼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했다. 안희연은 "큰 스크린으로 나오는 내 연기를 보니 기분이 묘하면서 아쉬웠다. 내가 연기를 해서 주영이라는 캐릭터에 한계가 생긴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영이라는 캐릭터에 미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더불어 안희연에겐 풀지 못한 물음이 아직 남아 있었다. 스스로 연기를 하고 싶냐는 것. 안희연은 "영화를 찍고 나서 기분이 너무나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 이유를 몰랐다"고 당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갑작스럽게 시작한 연기였기에, 이 기쁨이 내가 해냈다는 만족감에 느끼는 건지, 영화를 완성해냈다는 성취감에 느끼는 건지 명확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일단은 새로운 스타일의 연기에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는 안희연은 "그렇게 차기작으로 결정한 게 주영과는 전혀 다른 색을 가진 '엑스엑스'의 윤나나 역이었다"고 밝혔다.

두 작품을 시작으로 안희연은 SF물 'SF8 하얀 까마귀'와 로맨스물 '아직 낫서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했다. '내가 연기를 진정으로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그리고 결국 안희연은 "답을 찾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안희연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것에 대한 답은 찾은 것 같다. 답을 내릴 수 있을만한 충분한 데이터를 모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아직 자신 있는 연기가 뭐냐에 대한 답은 찾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배우고 있는 단계라 생각한다. 당분간 연기는 내게 그런 존재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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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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