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여진구, 연기에 확신을 갖다 [인터뷰]
2021. 04.15(목) 09:50
괴물, 여진구
괴물, 여진구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스물다섯 나이에 벌써 데뷔 16년 차. 여진구는 어린 나이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왔지만, 자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단다. 이제서야 '괴물'을 통해서 확신을 얻게 됐다는 여진구다.

여진구는 지난 2005년, 영화 '새드무비'에서 맑은 얼굴을 자랑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와 MBC '해를 품은 달', 그리고 영화 '화이'를 비롯해 tvN '호텔 델루나'까지, 슬럼프 한 번 없이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역을 넘어 성인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히 다졌다.

이렇게만 보면 여진구가 꽃길만 걸어온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그에겐 남모를 고민이 하나 있었단다.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내가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고민이 됐다"고. 그런 그가 '화이' 이후 8년 만에 조금은 무거운 소재의 작품에 도전했다. 우연처럼 만난 이 작품은 여진구에게 있어 작품 이상의 의미로 남게 됐다.

여진구는 지난 10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연출 심나연)에서 경찰청 차장인 아버지를 둔 경위 한주원 역을 맡았다. 만양 파출소로 내려온 뒤 이동식(신하균)과 20여 년 전 사건을 파헤치다 아버지 한기환(최진호)의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다.

"첫 촬영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종영까지 하게 되니 믿기지 않는다"는 짧은 종영 소감을 전한 여진구는 "사실 이번 '괴물'로 인해서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확신을 얻었다. 내가 지금 맞는 길을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여진구는 "마지막 방송 날까지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하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호평과 응원을 받고, 관심을 받아서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다. 연기를 함에 있어서 어떻게 작품에 임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이번 작품을 통해 조금의 답을 찾은 느낌이다. '지금 내가 제대로 연기를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괴물' 때처럼만 몰입하고 노력하면 사람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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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의 말처럼 그는 '괴물'을 하는 동안만큼은, 한주원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여진구는 "'화이' 이후 이처럼 진한 감정선을 가진 캐릭터를 보여드리는 건 오랜만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 연기에 있어서도 '화이'와 차별점은 두고 가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나 여진구가 신경 쓴 건 진실이 드러날수록 변화하는 한주원의 감정선이었다. 여진구는 "'괴물' 속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는 사람은 주원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동식도 그랬지만, 알고 보면 주원이도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 공간이 바로 만양이었다. 때문에 그 전환점을 중심으로, 주원이의 감정선을 나누는 게 중요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초반에 있던 한주원 캐릭터의 이미지를 2부가 시작한 뒤에도 잃지 않고 있었어야 했다"는 여진구는 "사람이 확 변하는 느낌을 주고 싶진 않았다. 또 주원이 역시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초반 한주원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진구는 "주원이의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주원이가 원칙주의자이기도 하고 약간의 결벽증도 있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조금은 드문 캐릭터라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주원이가 특별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경찰로 보이지 않을 만큼 깔끔한 모습을 강조하고 싶었고, 말투나 억양은 좀 평범치 않은. 주원이만의 톤을 살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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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여진구에게 인생 드라마로 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동료 배우들의 힘도 컸다. 여진구는 먼저 상대 배우 신하균에 대해 "선배님과 함께 연기를 하며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선배인 배우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동등한 위치에서 대립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동식과의 대립을 어떻게 하면 팽팽하게 그려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선배님 덕분에 몰입을 쉽게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여진구는 "연기에 앞서 정말 많은 걸 준비했다. 하지만 선배님들은 저보다 몇 수는 앞서서 보시고 계시지 않냐. 그래서 처음엔 무서움도 있었다. 그런데 선배님이 내가 준비해 온 한주원이란 인물을 그대로 받아주시더라. 너무 감사했다. 또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속으로 감탄을 한 적도 많다. 호흡을 맞춰주신 선배님 덕분에 내가 칭찬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겸손히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만양 주민들에 대해선 "누가 좋았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분들이 너무 좋았다. 정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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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의 노력과 동료들의 합 덕분일까, '괴물'은 종영을 맞은 후에도 높은 완성도로 입소문을 타며 OTT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티빙에서는 아직도 인기 프로그램 순위에 올라와 있고, 넷플릭스에선 지난 11일 공개돼 한국의 톱10 콘텐츠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진구는 '괴물'을 지금까지 사랑해 준, 그리고 앞으로 사랑해 줄 시청자들을 향해 "많은 분들께 '훅 빠졌던 작품'으로 기억되고 남았으면 한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추적 스릴러이지만 범인을 찾고 체포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상처. 가해자 가족들의 입장까지 다양한 감정을 녹여낸 작품이다. 아직 시청하지 않은 분들껜 충분히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하실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괴물'에서의 경험, 작품의 성공 등으로 인해 배우로서 확신을 가지게 됐다는 여진구. 여진구는 "앞으로도 당연히 연기를 할 계획이다. 아직도 연기가 재밌게 느껴지고, 세월에 흐름에 따라 연기를 하다 보면 언젠간 나만의 연기가 생길 거라 생각한다"며 "지금껏 연기를 하면서 행복했는데, 계속 행복한 순간들이 펼쳐져 영원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해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제이너스 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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