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댄싱킹 작사가·대형 기획사 A&R 유닛장 유착 논란, K팝 성공의 어두운 이면 [종합]
2021. 05.09(일) 00:22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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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대형기획사와 관련된 유령작사가의 정체를 조명했다.

8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K팝 업계의 '고스트 라이터' 문제를 다뤘다.

K팝 업계 '고스트 라이터'는 작사를 하지 않고, 이름만 올려 명예와 작사료를 편취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K팝 업계 '고스터 라이터'를 취재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중년의 작사가가 보낸 편지 속 한 구절 때문이었다. "가짜들이 너무 쉽게 부를 취하는 이면에는 진짜 작가들의 피와 땀이 있다"는 구절이었다.

지난 3월, 한 SNS에는 K팝 작사업계의 부조리함에 대해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익명의 케이팝 작사가 대리인'이라는 계정에 등록된 글에서, 글쓴이는 신인 작사가들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작사학원에서 수강생들의 작품을 이용해 학원 측에서 공동작사가로 이름을 올리고 저작권 지분도 가져가고 있는데, 이러한 작사학원의 행태는 '갑질'이라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기획사에서 의뢰해 온 K팝의 가사 제작을 위해, 학원 측에서 마음대로 수강생들의 가사를 채택 조립하는가 하면, 완성된 노래에 대한 작사비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 중 김원장(가명)이 운영 중인 작사가 학원에 다녔다는 사람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김원장이 공동 작사를 핑계로 작사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갈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분에 대한 설명이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김원장. 엑소와 유재석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댄싱킹' 공동 작사가로 이름을 올리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고. 김원장은 '댄싱킹' 작사가와 상의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분율을 정했다. 이에 작사가가 2차례 문제 제기한 끝에 '댄싱킹'의 지분율이 조정됐다고.

김원장이 피해자의 주장처럼 동의도 없이 저작권을 나눴다면 이유가 무엇일까. 손효은(가명) 씨는 "'내 덕분에 너희가 가사를 쓰고 작사가로 활동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으니까 비용을 주는 거라고 생각하라'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SNS 폭로 이후 진행된 수업에서 불필요한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N분의 1로 지분을 나눈다는 규칙을 정했다고 설명한 김원장. 그러나 다른 작사 학원 대표는 "일반적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표는 "지분이 많으면 문제가 되지만, 이해가 아예 가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이후에 이렇게 출판계약을 체결해서 학생과 수강생들의 지분을 나눴다는 건 수강생들에게 가혹한 것"이라고 말해싿.

김원장을 통해야만 기획사에 자신이 쓴 가사가 전달되기 때문에 문제 제기가 어려웠다는 작사가들. 일부 기획사에서 가사가 채택된 작사가들에게 작사비가 지급 됐다는 것도 몰랐다고.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작사비를 지급했다는 김원장. 그는 정말로 작사비가 쌓일 때까지 몰랐던 걸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제가 지난 5년 동안 SM에서 받은 작사비를 저희 팀 학생 및 작가들한테 지급을 하지 않고 제가 좀 그냥 가졌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는 김원장의 녹취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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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작사가들이 제기한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고스트 라이터'에 대한 이야기였다. '고스트 라이터'는 이름은 존재하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작사가를 가리킨다. 이승아(가명) 씨는 "웬만하면 누가 썼는지 안다. 한 명만 계속 모르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계속 등장을 한다"고 말했다. 유령 작사가 1명이 2개의 예명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령 작사가에 대해 송다솔(가명) 씨는 "이분은 굉장히 신기한 게 엑소 노래밖에 안 쓴다. 첫 시작 노래도 엑소다. 혜성처럼 등장해서 엑소 노래들만 채택되는 작사가가 등장을 하는 거다. 이분이 만약에 실제 존재하는 분이면 천재인 것"이라고 말했다. 작사한 곡이 대부분 엑소와 보아가 부른 노래였던 것이다. 또한 공동 작사가 이름에는 항상 김원장이 있었다.

김원장은 유령 작사가로 지목된 S에 대해 "초콜릿 공방을 하는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초창기부터 같이 한 사람, 외국에 사는 사람이 작사가 S라고 설명한 김원장.

이 유령 작사가 S가 유명 기획사에서 스타 가수들의 음악 활동 전반을 기획하는 A&R(Artists and Repertoire)팀 책임자와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SM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는 사내 직원이 가사를 쓰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새는 완전 배제시킨다. 회사 규칙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작사가가 참여한 가수의 기획사에서는 사실상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익명의 작사가 대리인'이 보낸 파일에는 김원장과 한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들이 있었다. 김원장과 대화를 나눈 사람은 대형 기획사 A&R 팀장 최 씨였다. 최 씨가 김원장과 함께 유령 작사가를 만든 걸까. 관계자들은 두 사람의 신상이 삭제된 대화를 보고 대화 속 인물들이 유령 작사가를 공모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최 씨는 엑소, 보아, 강타를 담당하는 A&R 팀장이었다. 작사가 S는 최 씨가 담당하는 가수의 곡 가사를 쓴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 씨가 해당 기획에서에서 A&R 팀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화 내용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관계자는 "내 가사가 이거니까 이걸 보고 선택해 달라는 걸 미리 먼저 이야기를 나눈 거 아닐까 싶다. 보통은 블라인드로 채택을 하니까"라고 말했다.

김원장과 최 씨는 왜 굳이 유령 작사가 S를 만들어서까지 작사에 참여한 걸까. 최 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원장과의 통화 연결도 쉽지 않았다.

한 제보자는 이들이 왜 유령 작사가 S를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제보자는 "이것도 말을 조심해야 되는데 기획사에서 저작권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다. 보너스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일반 사람들 한 달 생활비는 나온다"고 했다. 기획사에서 누군가의 저작권 일부를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령작사가 S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얼마일까. 앨범 판매량이 가장 많다는 발표 직후 한달 동안의 수익은 거의 300만 원이었다. 지분율은 2.5%였다. 작사가 S는 제보자 보다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제보자는 앨범 외 유튜브, 노래방 수익을 합쳤을 때 유령 작사가 S가 최소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 보너스를 얻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원장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유령 작사가로 지목된 S는 대형 기획사 A&R 팀을 이끄는 최 씨의 부인이 맞으며, 학원 소속 작사가라고 했다. S의 이름으로 등록된 곡들은 그녀가 쓴 곡이며, 최 씨에게 단 한 번도 가사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해당 소속사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A&R 유닛장 최 씨에게 유닛장 자격을 박탈하고 중징계를 내렸다고 답했다.

한 제보자는 "팬 분들이 기분 좋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좋은 일에 관련된 게 아니라 앨범 제작에 있어서 부정적인 일에 관련돼 아티스트를 언급한 것이기 때문에 속상하게 해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 그러나 참여한 작사가로서 방법이 없었다는 점. 이 방법 말고는 없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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