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서인국 이끈 ‘멸망이 들어왔다’, 추상멜로의 패기 (종영) [종합]
2021. 06.29(화)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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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가 김은숙 작가 아래 오랜 멜로 내공을 쌓아온 임메아리 작가의 또 다른 출사표로, 추상 멜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자칫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는 사랑의 관념들을 시한부 설정 아래 절묘하게 배합해낸 극본 패기가 돋보인다.

29일 밤 방송된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극본 임메아리 연출 권영일) 3회에서는 등장인물 멸망(서인국), 탁동경(박보영), 차주익(이수혁), 이현규(강태오), 나지나(신도현) 간 판타지 로맨스 결말이 그려졌다.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는 탁동경, 멸망 두 사람 사이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 행복한 일상이 그려졌다. 동경과 멸망은 어느 새 연인으로 거듭나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 사랑이 그리웠던 멸망은 동경의 가족들과 다정한 인사를 나누며 삶의 행복을 알아가고 있었다.

방송 말미 동경은 다시 신과 만났다. 꿈을 통해서였다. 동경은 신이 든 꽃에게 “예쁘다”라고 말하며 “네가 나한테 해준 모든 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신은 “난 다 알았다. 이 모든 걸 네가 훌륭히 이겨낼 거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신은 마지막으로 동경에게 “신은 다 알면서도 늘 그렇게 하는 거다. 네가 웃을 걸 알면서도 그걸 다시 보고 싶으니까. 그 미소가 보고 싶었다”라며 “가, 동경아. 네 일기는 끝나지 않았다”라며 동경을 살렸다. 이현규, 나지나 사이도 은근한 러브라인 기류로 묘사된 것은 덤이었다.

멸망은 이름과 다르게 의사로 분해 환자들을 하나 둘씩 살렸다. 두 사람에겐 삶의 소중함을 알아가게 되는 성숙의 과정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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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드라마는 사라지는 모든 것들의 이유가 되는 존재 ‘멸망’과 사라지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건 계약을 한 인간 ‘동경’의 목숨 담보 판타지 로맨스로 출범했다. 드라마는 멸망이라는 추상적 관념을 하나의 인물로 의인화하는 용감한 스토리 설정 승부수를 던졌다. 동경 역시 생이나 희망을 향한 동경의 존재로 그려진, 추상적 관념의 캐릭터화였다.

이 같은 전무후무한 추상 멜로는 자칫 시청자들에게 흐릿하거나 몽롱한 이미지로 다가서며, 긴장도를 떨어뜨릴 우려도 있었다. 이에 김은숙 작가 사단에서 오랜 내공을 쌓아온 임메아리 작가는 여기에 시한부 설정을 삽입해 멸망과 동경 사이, 애틋하고 명징한 비극 서사를 더했다. 추상 개념에 어쩌면 클리셰일지도 모를 정도로 선명한 시한부 로맨스가 결합되면서 미묘한 느낌의 드라마가 탄생한 격이었다.

추상화된 캐릭터임에도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부터 일상 속 유머까지 귀엽게 소화해낸 두 주인공 남녀 배우의 열연이 돋보였다. 멸망이라는 인간 아닌 존재로 분한 서인국은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때론 절절한 눈빛 연기로 신비감을 더했다. 박보영은 사랑스럽고 씩씩한 출판사 직원으로 분해 생활 연기를 녹여내며, 극의 현실감을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인상이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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