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되어라' 권혁, 이미 준비된 배우 [인터뷰]
2021. 07.26(월) 10:00
밥이 되어라, 권혁
밥이 되어라, 권혁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서른셋 나이에 첫 드라마 주연. 남들보다 늦은 출발인 만큼 권혁은 확실한 목표와 가치관을 갖고 배우로서 한발 한 발을 내딛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늘 한결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미 마음이 준비된 배우 권혁이다.

권혁은 대학 시절 관광개발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배우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이다. 심지어 배우가 되기 전엔 마케팅 회사부터 승무원까지 다양한 직종에 도전했다고. 하지만 그의 마음 깊숙한 곳엔 언제나 배우라는 꿈이 자리 잡고 있었다.

"중학교 때 영화 '타이타닉'을 보며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는 권혁은 "영화 속에 엄청나게 많은 인물이 나오지 않냐. 그중 연주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나도 영화 속에 작은 한 명이 되고 싶다'. 이 생각 하나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소심한 성격 탓에 꿈을 숨기고만 있었단다. 권혁은 "남들 앞에 나서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부끄러움도 많았다. 하지만 20대 후반이 되니 고민이 많아지더라. 이렇게 취업하면 쭉 회사원의 길만 걸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래서 취업하기 전에 '딱 1년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 해보고 안 되면 미련 없이 포기하자'라는 생각으로 배우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연기 학원에 들어간 권혁은 그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작은 단편 작품들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와 함께 권혁은 스스로 프로필을 만들어 배우 구인 사이트에 자신의 프로필을 올리며 스스로를 알렸다. 그렇게 배우라는 꿈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 어느새 2년, 내공을 탄탄히 쌓은 권혁은 JTBC '우아한 친구들'로 데뷔, 이듬해 자신의 첫 주연작도 맡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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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은 최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극본 하청옥·연출 백호민)에서 정훈 역을 연기했다. 정훈은 아내의 불륜에 상처받아 이혼한 후 세상만사 다 팽개친 아버지 경철(김영호)을 따라 시골로 낙향한 인물로, 다사다난한 가정환경 탓에 다른 사람의 정을 경계하던 인물이었지만 추후 영신(정우연)을 만나며 변화하게 된다.

"굉장히 새로운 도전이었고 끝난 시점에서 돌이켜 보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끝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는 종영 소감을 전한 권혁은 "정훈의 감정을 처음부터 이해하긴 쉽지 않았지만 공통점도 있었기에 점점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권혁은 "사실 정훈이가 자라온 환경과 내가 살아온 환경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는 상처가 있었고, 정훈이와 비슷한 나이에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게 됐다. 성격 면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다만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에서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던 것 같다. 정훈이는 감정을 숨기기보단 날카롭게 드러내는 성격인데, 그 때문에 때론 남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반면 난 학창 시절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훈과의 싱크로율 역시 "0%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복 역의 한준이한테 물어봤는데 닮은 게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 난 다정하고 따뜻한 기운이 있는 반면 정훈이는 그 반대라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 워낙 좋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정훈이도 점차 따뜻한 사람이 되어갈 수 있었고 나랑도 비슷한 면모를 갖게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권혁은 정훈 역을 그려나감에 있어 가장 중요시했던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정훈이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영신에 대한 마음이었다"라며 "정훈이의 행동의 모든 동기는 영신이었다. 성공해서 영신이와 함께 시골을 떠나겠다는 마음 하나로 공부에 몰두할 수 있었고 의대도 갈 수 있었다. 정훈이가 영신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 부분부터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어느 순간 굉장히 집착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자신의 생각이 정말 옳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선 선배 배우님들과 감독님께 도움을 구해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나갔다"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특히 아버지 역의 김영호와 재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먼저 "김영호 선배님에게 조언을 받은 걸 글로 쓰면 수십 페이지는 나올 것 같다. 사적으로 통화도 많이 했는데, 매번 제게 '너무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를 믿어라. 준비한 걸 보여줘라'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 밖에 삶에 대한 태도나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김영호 선배님을 만난 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연기나 삶에 있어서 많은 변화를 주신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희에 대해선 "되게 사소한 부분부터 디테일하게 알려주셨다"면서 "촬영의 메커니즘부터 카메라의 위치, 연기까지 모든 걸 알려주셨다. 쉬는 시간도 할애하면서 여러 팁을 주셨다. 또 '지금 해왔던 것처럼만 하면 되니까 더 거침없이 표현해달라'라고 말씀해 주신 게 힘이 많이 됐다. 선배님을 믿고 정훈의 날카로움을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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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권혁은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첫 드라마 주연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주변의 응원까지 더해져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덕분에 스케줄이 타이트한 일일드라마임에도 힘들었던 점이 하나도 없었다고.

권혁은 "촬영 기간이 길다 보니 주변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냐고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힘든 부분은 딱히 없었다. 물론 촬영이 길어지면 피곤한 건 당연하지만, 힘에 부친 적은 없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응원을 받고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후반부 촬영이 진행될 땐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부담감도 많이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연기만큼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권혁은 "모니터링한 뒤 부족한 부분들을 다음 촬영마다 보완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순 있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생각한다. 공부하고 고민해야 할 지점들이 너무 많다. 때문에 쉬는 기간 동안엔 선배님들과 감독님께 받은 조언들을 복기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앞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혁은 배우로서의 신념을 묻는 질문에 "과거 최민식 선배님께서 수상 소감으로 '어느 순간 연기보다 흥행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 그런 점이 부끄러웠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렇게 오래 연기를 하신 선배님조차도 저런 생각을 하시는구나 싶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나도 처음의 마음가짐을 계속해 가지고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떤 역할이던지 최선을 다해, 항상 진심을 다해 보시는 분들께 전달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 마음만큼은 늘 간직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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