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기자회견?…사과까지 안일했던 MBC [이슈&톡]
2021. 07.26(월) 16:34
MBC, 박성제
MBC, 박성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MBC가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에 알맹이가 없었다. 변명뿐인 겉치레식 사과에 가까웠다. 더불어 이 시국에 사람들이 다수가 모이는 기자회견이라니. 사과까지 구설수에 오를 MBC다.

MBC 박성제 사장은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발생한 방송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박 사장은 "저희 MBC는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고개를 숙이며 "​지난 23일 밤 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각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와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이 방송됐다. 또 25일에는 축구 중계를 하면서 상대국 선수를 존중하지 않은 경솔한 자막이 전파를 탔다"라고 최근 구설수에 오른 사태들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주말은, 제가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다"는 박 사장은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에 대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께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전했다.

박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부분에 대해 약속했다. 먼저 그는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며 "방송강령과 사규, 내부 심의 규정을 한층 강화하고, 윤리위원회, 콘텐츠 적정성 심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급하게 1차 경위를 파악해보니 특정 몇몇 제작진을 징계하는 것에서 그칠 수 없는, 기본적인 규범 인식과 콘텐츠 검수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묻겠다"라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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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MBC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발 빠른 사과에 나섰다. 하지만 섣불렀다. 명확한 해결방안이 없이 "올림픽 일정이 끝나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는 답변 뿐이다. 이어 MBC는 "시간이 부족해 1차 조사만 끝난 상황이다. 정밀 조사가 확실하게 돼야 명확한 후속 조치도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올림픽 이후 강도 높은 특별 감사가 진행되고 진상조사 위원회도 구성될 예정이다"라며 조사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말은 대국민 사과이지만 온라인이나 방송을 통해 기자회견을 생중계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의아함을 자아낸다. 대국민 사과라 하면 말 그대로 국민에 대한 사과를 의미하는 터. 그러나 MBC는 기자들 앞에서만 고개를 숙이는 데 그쳤다.

기자회견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 MBC가 급하게 준비한 이번 기자회견은 또 다른 구설수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내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된 가운데, 스무 명 이상의 기자와 관계자들이 비좁은 공간에 집결했기 때문.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르면 다중이용시설은 8㎡당 1명으로 인원이 제한되며 전시회 및 박람회 역시 6㎡당 명으로 제한된다.

이를 의식해 MBC 역시 좌석끼리 거리를 둬 배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좌석끼리의 거리는 팔 하나 뻗으면 닿을 거리이고 칸막이도 없기에 우려를 높였다.

MBC는 이번 방송 사고를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진 깨닫지 못한 모양이다. 급하게 준비한 보여주기식 사과로 다시 한번 대중을 실망케 했을 뿐이다. '이 시국'이란 점을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대처 역시 질타 받을 만하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MBC가 과연 변화된 모습으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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