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디스토피아 위 희망의 새싹 [종영기획]
2021. 08.23(월) 11:11
tvN 악마판사
tvN 악마판사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적폐는 청산됐지만 새로운 부조리가 예고됐고, 악마 같은 판사가 떠난 자리에는 새로운 희망의 싹이 움텄다. '악마판사'가 마지막까지 사유의 여지를 남기며 종영했다.

22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연출 최정규)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을,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와 함께 등장한 판사 강요한(지성)과 그를 의심하는 시범재판부 좌배석 판사 김가온(진영)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악마판사'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문유석 작가가 '미스 함무라비'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장르물로, 배우 지성 진영 김민정의 합류와 함께 하반기 기대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여기에 '화정' '옥중화' '붉은 달 푸른 해'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펼쳐 온 최정규 감독까지 합세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악마판사'는 정부가 한 번 붕괴했다가 재건 중인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라는 가상의 설정 위에, 선과 악 사이를 외줄 타기하며 부패 세력을 단죄하려는 다크 히어로이자 법복을 입은 판사 강요한 캐릭터를 내세워 카타르시스를 자아냈다. 라이브 법정 쇼를 꾸며 놓고 마치 '프로듀스 101'를 연상케 하는 국민 투표를 통해 유·무죄를 가른다는 신선한 발상, 현실에서는 소소한 형벌을 받는데 그치는 범죄자들이 금고 235년형, 태형, 해외 교도소 수감 등 죗값에 맞는 강력한 징벌을 구형받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올렸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타인의 차를 망치로 박살 내는 폭력성을 보여주고, 악인들을 돈으로 쥐락펴락하는 무자비한 주인공 강요한의 언행은 그의 선악을 구분 짓기 어렵게 했고, 시청자들을 추리의 미궁으로 빠뜨렸다. 김가온 캐릭터는 그런 강요한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견제했지만, 결국은 강요한과 뜻을 함께 해 부패 정권을 도려냈다. 김가온의 잠입을 통해 얻은 영상으로 대통령의 인체 실험을 전 국민에게 폭로한 강요한이 폭탄을 터트리며 대통령과 사회적 책임 재단 세력을 모두 처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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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악마판사가 '사이다' 같은 판결들을 쏟아내도, 직접 폭탄을 들고 사지로 뛰어들어도 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 사적 복수와 적폐 청산을 한 번에 이뤄낸 강요한은 자신을 사망한 것으로 처리하며 조카 엘리야(전채은)와 함께 스위스로 떠났고, 김가온은 그의 말대로 새 시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적폐 세력이 사라진 자리는 새로운 법무부 거물들이 차지했으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법무부가 돼야 한다"는 김가온의 주장은 젊은이의 혈기로 치부됐다. 김가온은 바뀌지 않은 현실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를 찾아온 강요한의 위로의 눈빛을 받으며 희망적인 미래를 그렸다.

이처럼 문유석 작가는 새로운 형태의 법정물을 통해 현실에 한 발을 걸친 결말을 그려냈고, 시청자들이 다시 한번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볼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선악을 넘나드는 의뭉스러운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넣은 지성의 명품 연기, 정의로운 판사의 모습을 잘 살려낸 진영, 사이코패스이자 매력적인 악녀를 섬세하게 그려낸 김민정까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고, 캐릭터의 성격과 상황 등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섬세한 연출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웰메이드 장르물을 완성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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