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김소연, 악역으로 만개한 꽃 [인터뷰]
2021. 09.15(수) 13:50
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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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배우 김소연이 악역으로 화려하게 비상했다. 자신의 성격을 버리고 캐릭터에 몰입한 그는 악랄함 그 자체였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에서 만개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세 배우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에서 벌이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를 담았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매 회 흡인력 넘치는 전개와 반전의 연속으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다. 이에 힘입어 시즌 내내 전 프로그램, 주간 전체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온몸으로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악인의 정수를 보여준 김소연이 있었다.

김소연은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들었다. 촬영을 마무리한 지 10일 정도 됐는데 벌써 그립다. 다시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머리를 짧게 잘라서 여운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 지금도 그때의 시간들이 떠오른다"라고 종영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모두가 힘을 냈기 때문에 흥행할 수 있었다. 시청률 20%를 넘길 바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기록했더라"라며 "예전보다 사인을 많이 해달라고 하신다. 저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처음 경험해보는 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김소연은 타고난 금수저로 화려함과 도도함의 결정체인 완벽한 프리마돈나 천서진 역을 통해 비뚤어진 욕망으로 점철된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시즌3까지 이어지는 극악무도한 악행 속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광기 어린 연기로 '악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압도적인 감정 연기로 천서진 서사의 몰입도를 끌어올린 김소연은 "간극을 오가는 부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연기하면서 소리를 굉장히 많이 질렀는데 스스로 합리화를 시켰다. 지치지 않고 이겨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서진은 오윤희(유진)를 밀고, 로건 리(박은석)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많이 했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내 행동이 맞다고 생각했다"라며 "시즌3에 나오는 천서진은 제가 봐도 악마에게 심장을 판 것 같았다. 흑마술에 걸린 느낌이었다.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몰입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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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천서진의 행보를 완벽하게 그려낸 김소연은 연기가 어려웠던 장면으로 오윤희 사망신을 꼽았다. 오윤희는 주단태(엄기준)에 쫓겨 벼랑으로 내몰렸고, 그때 등장한 천서진(김소연)이 차를 후진으로 조종해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에 대해 "오윤희를 밀 때 천서진이 너무 싫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 모습은 용서가 안되더라.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놀랐다. 오윤희는 제 딸 하은별(최예빈)을 지키려다가 안타까운 결말을 맞은 거다. 오윤희에게 너무 미안하더라"라며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장면이다. 입술도 터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소연은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연기, 패션, 비주얼 모든 부분에서 빈틈없는 노력을 빛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그는 캐스팅될 때부터 몇 달을 연습해 실제로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기 외적으로 큰 도전이었다. 가능하다고 생각 안 했다. 너무 큰 부담이었다. 제 인생에서 이런 장면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김소연은 천서진의 결말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마지막회에서 천서진은 딸 하은별로 인해 모든 만행이 공개되며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감옥 생활을 하던 그는 후두암 판정을 받은 뒤, 하은별을 멀리서 바라보며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그는 후두암에 걸린 천서진을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를 직접 잘랐다며 "분장팀은 가발을 권유했다. 일주일 동안 고민 끝에 결심한 것 같다. 덕분에 시청자분들이 크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마지막 엔딩은 스스로 만족한다. 비록 천서진의 삶은 가치가 없었지만 배우로서는 고마운 시퀀스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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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은 지난 1994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삼총사', '식객', '아이리스', '검사 프린세스', '대풍수', '순정에 반하다', '가화만사성', '시크릿 마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 등에서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고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브의 모든 것' 이후 20년 만에 악역 연기에 도전한 김소연은 눈을 뗄 수 없는 극강의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으로 매 회 레전드 장면을 만들어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독보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통해 첫 시즌제 드라마를 소화한 김소연은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작품이 '왕좌의 게임'이다. 한 달 만에 전 시즌을 다 봤다. 손에 땀이 나고 자극이 오더라. 그런 부분을 경험하게 돼 감사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소연은 '펜트하우스'로 강렬한 악인 이미지를 얻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자칫 다음 작품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 않냐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같은 고민을 처음에 했다. 근데 '펜트하우스'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도전이라는 걸 심어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잔재가 남아서 연기가 똑같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악역을 또 해보고 싶다"라며 "로맨틱 코미디 등 다른 연기도 해보고 싶다. 저는 평범하기 때문에 간격을 잘 줄여보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소연은 "나는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편이다. 근데 '펜트하우스'가 그걸 내려놓게 만들어줬다. 두려움을 이기게 해 준 의미 있는 작품이다. 열정이 타올랐고, 나를 다시 발견하게 됐던 순간이다"라며 '펜트하우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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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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